공공기관 유치 승부수는 '가족'…대구, 정착 지원책 발표

대구 = 김상현 기자 (scoop@dailian.co.kr)

입력 2026.10.15 15:31  수정 2026.10.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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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분야 43개 정착 지원책 내놔

자녀 전학·배우자 전입 길 넓힌다

맞춤형 임대주택·중개료 절반 지원

3호선 혁신도시 연장·DRT 확대

대구시 동인청사 ⓒ대구시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확정을 앞두고 대구시가 이전기관 임직원과 가족의 정착을 돕는 종합 지원책을 내놨다.


공공기관 유치전의 초점이 '어떤 기관을 유치하느냐'에서 '직원과 가족이 대구에 자리 잡느냐'로 옮겨가자, 정부 대책이 나오기 전에 한발 앞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이 직접 챙긴 이번 지원책은 정착지원, 주거, 교통, 보육, 교육, 의료, 문화·여가 등 7개 분야 20개 과제, 43개 세부 계획으로 이뤄졌다.


이주의 최대 걸림돌 '맞벌이·자녀교육' 정조준


중심축은 정착지원 분야다. 우선 자녀의 전학 부담을 줄인다. 임직원 자녀가 학교 정원 외로 전·편입학할 수 있는 비율이 기존 2%에서 5%로 확대된다.


배우자의 일자리 문제도 함께 풀었다. 배우자가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 소속 공무원이면 인사 운영 여건을 고려해 인사교류(일방전입)로 대구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택 구입 부담도 낮춘다. 135㎡ 이하 주택을 사면 취득세 100% 감면을 추진한다.


이들 시책은 국책은행 직원들이 지방행을 꺼리는 이유를 그대로 짚었다. 대구가 유치 1순위로 꼽는 IBK기업은행의 노조가 최근 임직원 28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본점이 지방으로 옮겨갈 경우 가족과 함께 이주하겠다는 응답은 8.9%에 머물렀다. 이전 반대 이유로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문제와 배우자 직장·맞벌이 문제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거비 부담 덜고 3호선 혁신도시 연장 추진


주거 분야의 간판 시책은 특화형 공공임대주택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육아·보육시설, 청년층을 위한 공유오피스 등 맞춤형 시설을 공공임대주택과 함께 조성한다.


전·월세 자금 대출이자와 반환보증료도 지원한다.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실비의 절반을 보전하고, 무료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iM뱅크는 전세자금대출에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교통 분야는 KTX·SRT, 고속도로, 공항, 도시철도로 연결되는 광역 교통망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도시철도 3호선을 혁신도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혁신도시 내 수요응답형교통(DRT) 운행을 확대한다. 도로 개선사업도 병행해 출퇴근과 일상 이동의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시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생기는 도시철도 연장 등 교통 사업에 대해서는 수요의 특수성을 반영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거나 요건을 완화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대구시 수성구 일대 ⓒ연합뉴스
365일 24시간 돌봄…'명문학교'도 육성


보육 분야에서는 광역시 가운데 국공립어린이집 비율 1위라는 강점을 내세웠다.


공동직장어린이집 설치비와 직장어린이집 기관 부담금을 지원하고, 혁신도시에 영유아 365일 24시간 돌봄센터를 추가로 지정한다. 임직원 가족의 일·생활 균형과 마음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 가족 단위 이주를 뒷받침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 학교를 연계해 명문학교를 키운다. 전문인력 양성 특화교육과정 운영, 재정 지원, 입학 특례 등이 주요 과제로 담겼다. 일반고 신설은 중앙부처와 관계 기관에 건의했다.


의료·문화 인프라는 대구의 '비교 우위'


의료 분야에서 시는 4000여 개 의료기관과 6만여 명의 의료인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신생아 1000명당 신생아중환자 병상 수는 전국 1위, 소아청소년 10만 명당 소아청소년의원 수는 전국 2위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와 달빛어린이병원, 공공심야약국, 전국 유일의 다중이송전원협진망으로 이어지는 '대구형 응급의료 안전망'도 구축돼 있다. 지역 의료기관과 협력해 임직원의 2차 건강검진도 지원한다.


문화·여가 분야는 간송미술관, 오페라하우스, 삼성라이온즈파크 등 문화체육 시설을 기반으로 꾸렸다. 공공문화시설 공연 관람료는 30% 할인되고, 공공체육시설 이용료는 50% 감면된다. 혁신도시 안에서는 공연과 문화교육, 생활체육 프로그램도 열린다.


2028년 문을 여는 제2수목원과 대구대공원도 정주 만족도를 높일 요소로 꼽힌다. 대구는 특·광역시 가운데 산림휴양시설(21곳)이 가장 많고, 도시숲 면적(45265ha)도 가장 넓다. 금호강과 신천 등 수변 공간 역시 생활 인프라로 적극 활용한다.


시는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과제부터 곧바로 실행에 옮긴다. 이전 대상 기관이 확정되면 기관별 방문 설명회를 열고 전담 지원창구를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굵직한 과제 상당수는 중앙정부와 국회의 결정에 달려 있다는 점이 관건이다. 세액 감면, 도시철도 연장 예타 면제, 일반고 신설은 모두 법령 개정이나 정부 협조가 있어야 실현될 수 있다.


추 시장은 "대구는 비수도권 최고 수준의 교통, 의료, 보육, 문화, 쇼핑 인프라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전국 최고의 초·중등 교육환경과 합리적인 주거비, 쾌적한 주거환경도 갖추고 있다"며 "이전기관 운영은 물론 임직원과 가족의 생활에도 불편이 없도록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준비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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