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산성·판매 부진'에 의약품 공급 차질…상반기에만 47건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10.11 16:28  수정 2026.10.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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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경제적 사유 보고 전년 대비 56.7% 증가

항암 주사제 9건 포함…식약처 63.8% ‘조치 불필요’ 처리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제약사들이 채산성 악화나 판매 부진을 이유로 의약품 공급 중단·부족을 보고한 사례가 올해 상반기에만 47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이후 반기 기준 가장 많은 수준으로, 항암 주사제와 뇌전증 응급치료제 등 주요 치료 의약품도 포함됐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의약품 공급 중단·부족 보고는 총 135건으로, 이 중 47건(34.8%)이 채산성 문제(20건)나 판매 부진(27건) 등 경제적 사유로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0건)보다 56.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경제적 사유로 보고된 57건의 82.5%에 해당한다. 전체 공급 중단·부족 보고에서 경제적 사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21.6%에서 올해 34.8%로 13.2%포인트 높아졌다.


경제적 사유로 공급 중단·부족이 보고된 47건 가운데 9건은 항암 주사제였다. 다카르바진과 시스플라틴, 빈블라스틴, 다우노루비신, 미톡산트론, 빈크리스틴, 풀베스트란트 등 7개 성분이 포함됐다. 이 중 다카르바진 200㎎ 제품과 빈블라스틴은 제조사가 지난 5월 공급 재개 방침을 밝혔다.


항암제뿐 아니라 뇌전증 응급치료제와 투석액, 백신에서도 공급 중단이 보고됐다. 뇌전증지속상태 치료에 사용되는 포스페니토인 주사제는 판매 부진을 이유로 공급 중단이 보고돼 지난 6월 말 기준 모니터링 중이다. 신부전 환자에게 사용되는 복막투석액 3종과 국가예방접종 대상인 자궁경부암 백신도 판매 부진으로 공급 중단이 보고됐다.


식약처는 경제적 사유로 보고된 47건 가운데 30건(63.8%)을 국내에 동일 성분이나 효능을 가진 대체 의약품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조치 불필요’ 처리했다. 나머지 15건은 모니터링(7건) 또는 검토(8건) 단계에 있으며, 주문제조 조치가 이뤄진 사례는 2건에 그쳤다.


허 의원은 “항암 주사제 같은 필수 치료제가 채산성과 판매 부진을 이유로 끊기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대체약을 만드는 제약사도 수익성이 나빠지면 언제든 생산을 포기할 수 있어 의료 현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 중단 보고 품목은 대체약 유무뿐 아니라 실제 시장의 공급 여력을 점검해야 한다”며 “채산성이 떨어지는 필수의약품은 약가 현실화와 주문제조 확대 등 정부가 선제적으로 개입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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