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연구진, 인체 내 고유 줄기세포로 상처 치료 돕는 ‘차세대 액티브 드레싱’개발

최규원 기자 (gyuwon@dailian.co.kr)

입력 2026.09.07 14:17  수정 2026.09.0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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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이미지.ⓒ아주대학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외부 배양 줄기세포의 이식 없이 인체 내 내인성 줄기세포로 피부 재생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했다. 인체의 고유한 재생 능력에 기반을 둔 차세대 재생의학 기술로 앞으로 난치성 피부 손상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주대학교는 김문석(응용화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외부에서 배양한 줄기세포를 이식하지 않고, 우리 몸에 원래 존재하는 내인성 줄기세포를 상처 부위로 불러들여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세포 없는(Cell-free) 만성 창상 치료 드레싱’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내 몸의 줄기세포가 스스로 상처를 찾아 치료하는 차세대 재생치료 신기술(Cell-free SP1-functionalized small intestinal submucosa scaffolds promote wound healing via endogenous stem cell recruitment)’이라는 제목으로 약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악타 파마슈티카 시니카 B(Acta Pharmaceutica Sinica B)'에 8월 게재됐다.


아주대 김예진·이예진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미국 퍼듀대 의공학부 Kinam Park 교수와 전남대 의대 현훈 교수, 아주대 김문석 교수(응용화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와 최상돈 명예교수(첨단바이오융학대학·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가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아주대 손경은(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석사 졸업)·이송민(응용화학생명공학과 4학년) 학생과 난치성 질환 치료제용 의료 소재 개발 기업 ㈜메디폴리머도 함께 참여했다.


기존의 줄기세포 줄기세포(Stem Cell : 인체의 다양한 조직 세포로 변할 수 있는 미분화 상태의 원시 세포. 손상된 신체 조직을 재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활용 상처 치료는 환자의 몸 밖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한 뒤 이를 환자의 손상 부위에 직접 주입하거나 이식하는 방식을 주로 이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외인성 줄기세포 치료는 세포 확보와 배양 과정이 복잡하고, 면역 적합성 및 세포 안전성 문제뿐 아니라 생산·보관 및 품질관리, 임상 적용을 위한 규제 등의 부담이 크다.


이에 최근에는 외부 세포를 이식하는 대신 우리 몸에 이미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로 스스로 이동하도록 유도해 인체 고유의 재생 능력을 활용하는 ‘내인성 줄기세포 리크루팅(endogenous stem cell recruitment)’ 전략이 차세대 재생의공학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공동 연구팀은 내인성 줄기세포를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 생체 조직 유래 소재인 소장 점막하조직(Small Intestinal Submucosa, SIS)에 주목했다. 소장 점막하조직(SIS)은 콜라겐과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상처 치료용 지지체로 활용되고는 있지만, 기존 방식은 주로 손상 조직을 지지하는 수동적인 세포외기질 역할에 머물러 있어 몸속 줄기세포의 이동을 능동적으로 조절하기에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장 점막하조직(SIS)을 이루는 분자들을 화학적으로 연결해 구조적 안정성을 높인 Cx-SIS(crosslinked SIS)를 제작하고, 여기에 줄기세포의 이동을 유도하는 화학주성 펩타이드 SP1(Substance P1)을 탑재했다. SP1은 줄기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NK1R(Neurokinin-1 receptor)과 결합해 세포의 이동을 촉진하도록 설계된 화학주성 펩타이드다.


연구팀은 소장 점막하조직(SIS) 분자들을 화학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드레싱이 상처의 체액에 노출되었을 때 빠르게 붕괴되는 문제를 줄이는 동시에 SP1의 방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화학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SIS에서는 SP1이 초기 수 시간 내 대부분 방출된 반면, 화학적으로 연결된 SIS에서는 초기 급격한 방출이 억제되고 수일 동안 지속적으로 SP1을 공급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상처 부위에 줄기세포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실제 세포 이동 실험에서 SP1은 기존에 인체 내에 존재하는 화학주성 펩타이드 Substance P 보다 뛰어난 줄기세포 이동 유도 효과를 나타냈다. 24시간 후 SP1 처리군의 줄기세포 이동은 대조군 대비 약 5.3배 증가했고 기존 Substance P와 대비해서는 약 1.9배 증가했다. 반대로 줄기세포 표면 NK1R의 작용을 억제하면 이러한 이동 효과가 크게 감소해, SP1에 의한 줄기세포 이동이 SP1-NK1R 신호 전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물실험에서도 새로 개발된 SP1이 탑재된 Cx-SIS 드레싱은 뛰어난 줄기세포 유도 능력을 보였다. 형광 표지된 줄기세포의 상처 부위 이동량은 Cx-SIS 단독군보다 약 2.7배, 드레싱을 적용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약 12배 높았다. 또한 SP1 탑재 Cx-SIS 드레싱 적용 부위에서는 줄기세포 관련 표지자인 CD29, CD44, CD90이 증가해, 외부에서 줄기세포를 주입하지 않은 조건에서도 몸속에 원래 존재하던 내인성 줄기세포가 상처 부위로 적극적으로 모집되는 것을 확인했다.


더불어 이러한 내인성 줄기세포 모집은 단순한 세포 이동에 그치지 않고 상처 주변의 면역 환경까지 변화시켰다. 염증을 촉진하는 M1형 대식세포 발현을 억제하고 조직 재생을 돕는 M2형 대식세포 발현을 우세하게 하는 재생 친화적 면역 환경이 형성된 것. 이와 함께 새로운 혈관의 형성도 크게 증가했다. 새로 만들어진 혈관은 단순히 숫자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혈관 주위 세포가 함께 형성된 보다 성숙하고 안정적인 혈관 구조로 발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피부 조직을 구성하는 콜라겐의 재생 역시 크게 늘었다. 콜라겐 섬유가 보다 균일하게 배열되고 성숙한 조직 구조를 형성해, 손상 조직에 흔히 발생하는 켈로이드 형성을 억제하고 정상 피부에 가까운 조직 재구성이 촉진됐음을 보여준다.


실제 전층 피부 상처 동물모델에서 14일 후 상처 면적 감소율은 대조군 약 67%, Cx-SIS군 약 76%인 데 비해 연구팀의 SP1+Cx-SIS 적용군에서는 약 84%에 달했다. 특히 이 실험에서는 외부에서 배양한 줄기세포를 주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재생 효과가 드레싱이 몸속 내인성 줄기세포를 상처 부위로 유도해 인체 고유의 재생 시스템을 활성화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 개발한 드레싱(SP1+Cx-SIS)이 단순히 상처를 덮는 수동적 역할이 아니라, ‘줄기세포 모집 → 면역 조절 → 혈관 형성 → 콜라겐 재구성’을 연속적으로 유도하는 능동형 면역·재생(immuno-regenerative) 플랫폼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냈다.


김문석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외부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해 이식하는 대신, 우리 몸에 이미 존재하는 줄기세포가 스스로 상처 부위로 이동하도록 유도해 인체의 고유한 재생 능력을 활용했다는 점”이라며 “화학주성 펩타이드 SP1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액티브 드레싱을 통해 줄기세포 모집뿐 아니라 염증 조절에서 혈관 형성과 콜라겐 재구성까지 하나의 연속적인 재생 과정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포를 직접 이식하지 않는 방식(Cell-free)은 기존의 외부 배양 줄기세포 치료 방식보다 세포 확보와 배양, 보관 및 품질관리 등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라며 “향후 당뇨성 궤양을 비롯한 만성 창상이나 난치성 피부 손상 치료를 위한 기성품 형태의 재생 치료 드레싱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도전연구지원 및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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