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별배당 포함 차기 정책 논의…SK하이닉스도 연말 구체안 마련
차세대 AI 메모리 투자 지속…주주단체는 배당·자사주 소각 확대 요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목의 거래대금이 5월 27일 출시 이후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현금창출력이 크게 개선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주주환원 확대에 나선다. 차세대 메모리와 생산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 몫을 늘리는 방안이 검토될 전망이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을 통해 "경기순환 위험을 관리하고 성장 이니셔티브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데 계속 주력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차기 주주환원 정책을 이사회와 경영진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을 비롯한 메모리 수요가 늘고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 주주환원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이익과 현금흐름이 빠르게 늘면서 투자 재원을 확보한 뒤에도 주주에게 돌려줄 여력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미국 테일러 공장 등 투자해야 할 분야가 많다. HBM 경쟁력 강화와 선단 공정 수율 개선에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회사가 주주환원 확대와 함께 재무건전성과 성장 재원을 강조한 것도 환원 규모를 늘리되 미래 투자 여력은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도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마련한다. 회사는 "사상 최고 수준의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투자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주주환원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주주환원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과 현금흐름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범용 D램보다 수익성이 높은 HBM과 고용량 서버용 메모리 판매 비중이 커지면서 생산능력 확대와 재무구조 개선을 병행하고도 주주환원에 활용할 재원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SK하이닉스 역시 HBM 생산능력 확대와 청주 M15X,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중장기 투자 부담이 적지 않다.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어느 수준까지 확대할지가 관건이다.
구체적인 환원 방안으로는 특별배당과 정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이 거론된다.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이 큰 만큼 일회성으로 대규모 현금을 풀기보다는 불황기에도 유지할 수 있는 중장기 정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양사의 발표를 앞두고 소액주주 진영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와 창당을 준비 중인 '국민과주주'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170조원과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삼성전자의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합한 주주환원 규모가 88조23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41.25%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2020년 이후 자체 산정한 주주환원율이 약 7.5%에 그쳤다며 삼성전자 수준인 40% 안팎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누계는 약 7조2000억원이며 자사주 소각 실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주주환원을 확대하더라도 대규모 현금배당 한 가지보다는 정규 배당 상향과 특별배당, 자사주 매입·소각을 조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차세대 제품 개발과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선행 투자도 함께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은 호황기에 확보한 현금을 배당과 투자에 어떻게 배분하느냐로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환원 규모뿐 아니라 HBM과 첨단 공정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업황 하강기까지 이어갈 수 있는 정책인지 여부가 시장의 평가를 가를 전망이다.
한편 양사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리는 글로벌 메모리·스토리지 전시회 'FMS 2026'에 참가해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400단 이상 셀을 쌓은 10세대 본딩 V낸드와 차세대 3차원 메모리 구조인 'zHBM', 'zNAND-O'를 공개했다. zHBM은 AI 가속기 위에 메모리를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이고 대역폭과 전력효율을 높이는 개념이다.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함께 고대역폭플래시(HBF)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하고 10세대 375단 4D 낸드를 전시했다. HBF는 HBM과 SSD 사이에 새로운 메모리 계층을 구축해 AI 추론 과정의 데이터 병목을 줄이는 기술이다. 양사는 개선된 현금흐름을 주주와 나누는 동시에 차세대 AI 메모리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설비 투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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