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성과급 지역화폐 안돼"…거센 반발에 민주당 법안 철회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7.10 15:30  수정 2026.07.10 16:30

초기업노조 "임금 통화 지급 원칙 훼손"

"국회의원 세비부터 지역화폐로 받아라"

양대 노총도 반대…민주당 발의 이틀 만에 철회

반도체 성과급 확대 전망 속 민감도 커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뉴시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성과급 등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거세게 반발했다. 노동계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해당 법안은 발의 이틀 만에 철회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있으면 성과급 등 임금의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임금 지급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초기업노조는 "임금의 통화 지급 원칙은 근로자가 자신의 노동 대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지역사랑상품권 지급을 허용할 경우 임금 사용처와 방식이 제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사랑상품권이 통화와 다를 바 없다고 확신한다면 이 실험적인 시도를 근로자의 임금에 적용할 것이 아니라 발의에 이름을 올린 국회의원들 세비에 적용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된 개정안은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대표 발의했다.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나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 등 통화 이외의 수단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기업의 이익을 토대로 지급되는 상여금과 성과급이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법안이 임금의 통화 지급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반발이 이어졌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도 전날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노동자의 동의를 전제로 하더라도 고용 관계에서는 회사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반발이 커지자 박 의원은 발의 이틀 만에 개정안을 철회했다. 박 의원 측은 "의도와 다르게 오해를 산 부분이 있어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 사이에서는 최근 초과이익 환수 정책 검토 중단과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참여를 독려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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