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증 도입했지만 안 해도 개통"…휴대전화 개통 보안 강화 실효성 도마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6.30 12:54  수정 2026.06.30 13:02

7월 6일부터 전 채널 적용…안면인증 실패 시 대체 인증수단 허용

안면인증 회피 대리점 ‘로그 기록’ 추적해 집중 단속

법인폰 ‘다회선 총량제’ 등 보이스피싱 근절 총력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정부가 휴대전화 개통 보안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안면인증을 도입하지만, 사실상 필수 절차가 아닌 만큼 제도 도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안면인증에 실패해도 모바일 신분증이나 주민등록 초본 등으로 개통할 수 있도록 하면서 보안 강화 효과도 희석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범정부 보이스피싱 근절 대책 후속 일환으로 '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종합대책'을 30일 발표했다.


안면인증 거부·실패해도 모바일신분증·주민등록초본으로 개통

7월 6일부터 이통3사와 알뜰폰 사업자의 대면·비대면 전 채널에 안면인증이 본격 적용된다. 안면인증에 실패하더라도 상황기록 등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개통이 허용된다.


스마트폰 보유자에 대해서는 행안부가 제공하는 모바일신분증 앱 인증, 스마트폰 미보유자(생애최초, 단말 분실 등)에 대해서는 당일 발급한 주민등록초본 확인 등 대체 인증 수단을 제공한다.


김준모 통신이용제도과 과장은 "행안부 모바일 신분증으로 MNO 3사·알뜰폰·대면 채널·비대면 채널 모두 안면 인증을 거치지 않고 개통이 가능하도록, 사업자들과 협조해서 적용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안면인증이 사실상 필수 절차가 아닌 만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휴대전화 부정 사용 방지가 가장 중요한 목표 지점"이라며 "다만 국민의 편의성과 수용도를 고려해야 하므로 대체 수단을 제시했다. 대리점, 비대면 채널 등 현장 수용성 역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출입국 등 기관 및 금융권에서도 안면 인증이 도입된 사례를 언급했다.


신홍순 전파보호과 과장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이 많이 급증하고 있고, 디지털 기술 발달로 신분증·명의가 도용될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다. 신원 확인을 한 번 더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그중 하나의 수단으로 안면 인증을 도입 검토하게 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선택권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각계의 지적들이 있었고 이번 두 가지 대체 수단을 함께 발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안면인증 도입에 따른 사생활 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저장 상태가 있지만 그것조차도 암호화된다. 생체 정보에 대한 저장이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검증한 결과 시스템상 문제점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안면인증 보완·법적 근거 마련…11월 가입제한서비스 기본 제공

정부는 안면인증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용자 불편을 줄이고 인증 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8월에는 이용자 편의성 제고를 위해 추가적인 대체방안 등 다중인증체계 고도화 방안을 검토한다. 실명확인증표 사본, 안면인증·영상통화, 계좌인증, 생체인증 등 2가지 이상의 인증 수단을 결합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9월에는 행안부 등과의 협의를 통해 이용자가 제시하는 주민등록초본의 진위 여부 확인 및 이력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이후 10월에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부정개통 등에 대한 통신사 제재 강화(원스트라이크아웃) 등 안면인증의 법적 근거를 보다 명확히 하는 등 본인확인 절차 강화 및 단계적 시행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11월부터는 이용자가 직접 신청해야 했던 '가입제한서비스'가 휴대폰 계약 시 기본 제공된다. 기존 신청자에 한해 제공되던 방식에서 전환된 것으로, 이용자가 원할 경우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이 3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동일 통신사 내 단순 기기 변경은 이용자가 이미 한 차례 인증을 거친 점을 고려해 신규 개통과 번호이동에 우선 적용한다.


우수 대리점(통신사 포함)에는 인증·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부진 대리점에 대해서는 점검·조사 등 관리·감독 강화를 통해 조기 정착을 유도한다.


외국인의 경우, 법무부와 협조를 통해 신분증 진위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고도화하고, 회선 개통 요건(1인 1회선 원칙, 소명 시 추가)도 한층 엄격화할 계획이다.


대포폰 고위험군 개통 제한…법인폰 실사용자 등록제·원스트라이크아웃 추진

정부는 대포폰 고위험군에 대한 개통 제한과 법인폰 실사용자 등록제 도입 등을 통해 휴대전화 부정 사용 차단에도 나선다.


정부는 대출, 고액 아르바이트를 대가로 범죄에 가담케 하는 이른바 ‘내구제 대출(나를 구제하는 대출)’ 같은 명의대여 범죄에 신용불량자, 취약계층 등이 피해 입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이통사의 대포폰 불법성・처벌 가능성 고지 및 범죄 예방 의무를 부여하고 ▲단기간에 여러 대의 고가 단말기를 할부 개통하는 등 대포폰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개통을 제한할 계획이다.


법인 구비 서류를 위・변조해 법인폰을 부정 개통하거나, 법인 명의로 개통된 회선을 실제 직원이 아닌 제3자가 사용하는 사례 등을 예방하기 위해 ▲구비 서류 진위확인 시스템을 개선하고 ▲부도율이 높은 사업자의 일부 법인폰에 대한 실사용자 등록제와 신규・해지된 회선까지 포함해 전체 회선을 제한하는 다회선 총량제(180일 내 4회선 원칙)도 도입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로고ⓒ각사

정부는 통신사와 유통점의 부정 개통 행위에 대한 단속을 지속하고 적발 시 엄정 제재할 방침이다.


안면 인증 회피 대리점의 경우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 김준모 과장은 "안면 인증 실패 시 이물질 때문에 실패한 건지, 타인의 얼굴을 쓴 건지, 정상적인 얼굴로 트라이했는지 등 여러 가지 에러 코드가 다 나온다. 의도적인 실패와 그렇지 않은 실패를 비교적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기준으로 관리·감독, 즉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홍순 과장은 "단계적 시행 기간 개통 시 로그 기록을 남기도록 하고 있다. 이런 기록들을 바탕으로 사후적으로 평균 대비 과도하게 실패율이 많은 유통망·유통점, 아니면 부정 개통이 의심되는 유통망에 대해서는 점검·단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부정 개통이 적발된 영진텔레콤, 친구아이앤씨, 한패스인터내셔널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처분 절차를, 02・070번호를 우체국 번호(1588-1300) 등으로 거짓표시(변작)한 온세텔링크에 대해서는 등록취소 절차를 진행 중이다.


김준모 과장은 "입법 예고 중인 원스트라이크 아웃 법이 시행될 경우 사업자가 부정 개통에서 상당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 명령을 거치지 않고 바로 사업정지를 부과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안에서는 대리점에 대해서는 계약해지, 판매점에 대해서는 판매점 등록 말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취약 분야를 선정해 집중 단속을 계속해 나가고, 대포폰 신고포상제 추진을 검토하는 등 부정 개통 단속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등 유관기관은 정부 안면인증 시행 발표에 대해 의견서를 내고 "단계적 다중인증 도입 방안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교육 및 관련 시스템 보완에도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구제 대출이나 고수익 알바 등을 미끼로 각종 범죄에 연루되고 있는 휴대폰 명의대여 차단을 위해 이용자 대상 위험고지의무 준수 등 정부 정책이 유통현장에 확고히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홍보・교육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