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京 정상회담 팩트시트서 소개… USTR 대표도 언급
美·中 모두 북한 비핵화 유도 실질 조치 여부는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미·중 정상회담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북한을 비핵화한다는 공유된 목표를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3~15일 중국을 베이징을 찾아 14일 정상회담을 하는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회동했다.
두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 뒤 “두 정상이 중동 정세와 우크라이나 위기, 한반도 등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두 정상이 구체적으로 북한 비핵화에 공감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미·중 정상이 사실상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함께한 뒤 이의 명문화에 동의한 것은 다소 의외다. 북·중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이 지난 몇 년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규탄과 제재 강화에 협조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합의가 대북 압박 강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부쩍 러시아와 가까워진 북한이 자국으로부터 더 멀어지지 않도록 단속 중이다. 지난해 1월 출범한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대외적으로 북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화나 압박의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날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유지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했으며, 14일 정상회담과 이튿날 차담 및 업무오찬 등 공식 회담 자리에 모두 배석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오는 2028년까지 연간 최소 170억 달러(약 25조5,000억 원)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백악관 팩트시트에 담겼다. 2028년은 2029년 1월 20일까지인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의 사실상 마지막해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중국은 400개 이상의 미국 쇠고기 시설에 대해 수출 허가를 갱신하는 한편 미국의 쇠고기 시설에 대한 모든 제한 조치 해제를 위해 미 규제 당국과 협력한다. 미국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청정 지역으로 판정된 미국 주(州)에서 키운 가금류는 다시 수입한다.
희토류 및 핵심 광물과 관련해서는 이트륨, 스칸디움, 네오디뮴, 인듐 등을 사례로 적시한 뒤 이와 관련한 공급망 부족과 관련해 “중국이 미국의 우려를 다룰 것”이라는 문구만 들어갔다. 중국 측의 구체적 약속이 담기지 않은 것이다. 희토류 생산과 가공에 들어가는 장비·기술의 판매를 금지하거나 제한한 것과 관련해서도 중국이 미국의 우려를 다룰 것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두 정상은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립에도 합의했다. 무역위에서는 민감하지 않은 상품의 교역이 다뤄지고 투자위원회에선 양국간 투자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부 간 포럼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양국 정상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는 데 동의했으며 호르무즈해협의 개방을 촉구했다고도 백악관은 전했다. 또 양 정상은 어느 국가나 기관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가 허용될 수 없다는 데도 동의했다는 게 백악관 전언이다.
미국 백악관이 1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미·중 정상회담 성과를 담은 팩트시트. ⓒ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팩트시트에는 대만 문제가 별도로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그리어 대표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문제가 중국이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사안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에 변화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미국의 대만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번 정상회담을 “역사적 거래”로 부각했지만 실질적 성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잉 항공기 구매는 초기 기대치에 수백 대 못 미쳤고, 농산물 구매 약속은 점진적이고 불분명했으며, 에너지 판매는 백악관 팩트시트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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