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정박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수출 원유 가격을 배럴당 4달러(약 6000원) 인하했다. 미국의 대이란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회 수출 확대와 아시아 수요 이탈 방어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5일(현지시간) 아시아 판매용 주력 유종인 ‘아랍 라이트’의 6월 인도분 공식판매가격(OSP)을 지역 기준 유가 대비 배럴당 15.50달러 프리미엄으로 책정했다. 이는 5월 인도분 대비 배럴당 4달러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원유 가격은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직전 가격보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역사상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번 가격 조정은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와중에 나와 주목된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는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50% 이상 상승했으며,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로 4년 만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걸프 지역 산유국들은 현재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수출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사우디는 동부 유전지대에서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연결된 내륙 송유관을 활용해 일부 물량을 우회 수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다.
다만 얀부항을 통한 공급에는 추가 송유관 이용료와 물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사우디의 공식판매가격이 페르시아만 라스타누라 항에서 선적되는 원유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라며 실제 정유사들이 부담하는 가격은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시장에서는 사우디의 가격 인하가 아시아 수요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6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예정보다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사우디와 러시아,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이 참여하는 OPEC+는 지난 3일 회의를 열고 증산 방침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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