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식사·운동 함께하면 우울 위험 45%↓"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4.09 08:44  수정 2026.04.09 08:45

여성 및 중장년·노년층에서 위험 감소 뚜렷

연령·성별 맞춤형 생활습관 관리 중요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김소영 임상강사 ⓒ서울대병원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함께 실천할 경우,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사나 운동 중 하나만 관리할 때보다 두 가지를 병행할 때 예방 효과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김소영 임상강사)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4·2016·2018·2020년)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1만7737명을 대상으로 식사 질과 신체활동이 우울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우울증은 국내 주요 공중보건 문제로 꼽히는 가운데, 식습관과 운동이 정신건강과 연관된다는 연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두 요인의 ‘결합 효과’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 우울증 진단 환자를 제외한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식사의 질(한국인 건강 식생활 지수, KHEI)과 주간 신체활동량(PA)을 산출하고, 우울 증상 선별도구(PHQ-9) 점수를 활용해 우울 위험군을 분류했다. 이후 대상자를 ▲두 요인 모두 낮은 그룹 ▲식사 질만 높은 그룹 ▲신체활동만 활발한 그룹 ▲두 요인 모두 높은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생활습관에 따른 우울 증상 발생 위험 비교. 식사와 운동을 모두 챙기지 않은 그룹의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가장 컸던 반면, 두 가지를 모두 건강하게 실천한 그룹은 그 위험이 약 45%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분석 결과, 전체 참가자 중 우울 증상이 확인된 비율은 4.6%였으며, 식사 질과 신체활동을 모두 충족한 그룹은 두 요인이 모두 부족한 그룹에 비해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약 45% 낮았다. 반면 신체활동만 활발한 경우에는 위험이 약 26% 감소하는 데 그쳤고, 식사 질만 높은 경우에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여성의 경우 두 요인을 모두 실천했을 때 우울 위험이 약 52% 감소했으며, 중장년층(45~65세)과 노년층(65세 이상)에서도 약 58~59%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특히 노년층에서 신체활동을 통한 근력 유지와 이동 능력 확보가 심리적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45세 미만 젊은 층과 남성에서는 뚜렷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젊은 층의 경우 운동이나 영양 수준보다 불규칙한 식사 습관이나 생활 리듬의 불안정성이 우울 증상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선 교수(가정의학과)는 “이번 연구는 식사와 운동을 결합했을 때 우울 증상 위험이 가장 크게 낮아진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국가와 지자체가 식생활 교육과 신체활동 증진 사업을 연계해 추진한다면 국민 정신건강 향상과 장기적인 의료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utrient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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