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시적 호르무즈 해협 통행 결정" 발표
해운 업계 "단독 이동 어려워…정부 결정 대기"
실질 손실 많았던 해운사…개방 장기화 시 호재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이 급격히 감소한 가운데 한 유조선이 술탄 카부스 항구에 정박해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2주간 개방하기로 합의하면서 국내 해운 업계들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그간 군사적 긴장으로 사실상 봉쇄 상태에 놓였던 호르무즈 해협이 제한적으로나마 열리면서 발이 묶였던 국적선 26척의 운항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란 측에서도 미국의 ‘2주 휴전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그동안 봉쇄됐던 호르무즈 해협 항행도 제한적으로 가능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으로, 현재 다수의 상선이 해협 내 발이 묶여있다. 우리 국적선은 HMM 5척, 장금상선 5척, 팬오션 2척 등 15개 해운사 소속 총 26척이다. 장기간 정박이 이어지며 선원들의 안전은 물론 식료품과 생필품 고갈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의료 보급의 공백으로 ASP 아바나호의 선장이 사망하는 등 인도적 문제까지 제기되며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2주간의 한시적 개방 조치는 이러한 긴급 상황을 완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평가된다. 국내 해운사 관계자는 “2주라는 기간은 체류된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충분히 벗어날 수 있는 기간”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정유 업계 입장에서는 이번 개방 기간에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최대한 들여와 국내 수급 불안을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 하지만 현장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선박을 투입하기엔 리스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제 대규모 운송이 재개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럼에도 해운사들은 이번 개방이 장기화될 경우 업계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호르무즈 봉쇄로 운임이 일제히 상승했음에도 중동 노선 서비스 중단, 유가 인상 등으로 ‘실질적인 손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HMM을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은 중동 노선 신규 예약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만약 해협이 안정적으로 완전 개방된다면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중단됐던 신규 예약이 순차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항로 단축, 국제 유가 하락까지 맞물린다면 그간 부담이 됐던 고액의 전시 할증 보험료와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막대한 연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현재 한시적으로 해협의 통제가 풀렸음에도, 국내 해운사들은 즉각 움직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직 정부의 공식적인 지침이나 안전 보장 발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운사 관계자는 “하루에도 상황이 수 번 변하는 만큼 통행이 실제로 가능한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기업이 개별적으로 움직일 수 없어 정부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시 휴전에도 불구하고 해협 통항 조건과 안전 상황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만큼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에 대해 “현재 해협 운항 재개와 관련한 구체적인 조건 및 시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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