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간담회에 참석한 백원우 의원.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백 의원, 힘내세요.(전현희)” “경황이 없을 텐데, 이렇게 좋은 토론회도 열고.(변웅전)”
2일 오후 2시 ‘U-HEALTH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정문을 들어선 참석자들은 곧장 맨 앞줄에 앉아 있는 민주당 백원우 의원에게 다가갔다. 변웅전 보건복지가족위원장은 백 의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힘내라”고 했고,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도 악수를 나누며 안부를 물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백 의원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참석자들은 축사에서도 백 의원에게 안부를 묻는 등 ‘주군’을 잃은 그의 설움을 달랬다.
변 위원장은 “296명의 국회의원 중에 가장 존경하는 분이 백 의원이다”면서 “백 의원은 야당이면서 여당과 정부를 걱정하고, 국민 걱정하는 사람이다. 10여일 넘게 봉하마을에서 애를 쓰고, 그 경황 중에도 좋은 토론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손 의원도 “백 의원이 심리적으로 많이 아플 텐데,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도 백 의원과 함께 토론회장을 나가며 “백 의원 힘내세요”라며 등을 두드렸다. 백 의원은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초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이날 토론회를 연기·취소하는 방안이 검토 됐지만, 백 의원은 “예정대로 해야한다”며 행사를 진행했다. 다만, 백 의원은 “최근 황망한 일을 겪고 있어서 오늘 토론분야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지 못하고 나왔다”고 했다.
한편 백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나는 죄인이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드리지 못한 죄인이다. 그래서 목 놓아 소리 내어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죄인이다”면서 “마음속 눈물이 강물이 되어 바다에 이르고 있지만 소리내어 울지 못하는 머리속은 하얀 백지장이 되어 버리고 혀가 꼬이고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는 나는 그저 죄인”이라고 슬픈 심경을 토로했다.
앞서 백 의원은 지난 29일 경복궁 안뜰에서 진행된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헌화를 하기 위해 제단으로 나가자 “정치보복 사죄하라”고 소리치는 등 소란을 일으켰다. 백 의원은 바로 경호원에 의해 제지당한 뒤 식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친노, ‘노무현의 정치적 유산’ 받아 보폭 넓히나
이날 토론회장엔 ‘친노(親盧) 인사’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이 잠시 ‘눈도장’을 찍고 간 것이 고작이다. 오히려 한나라당(이주영, 정해걸, 김학용)과 자유선진당(김용구, 변웅전) 소속 의원이 더 많았다. “친노 인사들이 아직은 웅크리고 있다”는 게 한 핵심당직자의 설명이다.
실제, 정가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은 ‘노무현의 사람들’이 조만간 기지개를 켜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던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과 서갑원, 백원우 의원 등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사실상 ‘면죄부’를 얻었고, 친노인사에 대한 당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도 상당부분 희석됐다. 때문에 정가에서는 서거정국 이후 친노인사들이 ‘노무현 정치 계승’을 내걸고 정치적 재도약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백 의원은 1일 오후 서울대학교 관학캠퍼스에서 열린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및 글로벌 교육·의료 산학클러스터 설립을 위한 공동추진단 발족’을 주요 내용으로 한 경기도 시흥시와 서울대MOU체결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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