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업 안전 강화·밭기계 확대·여름배추 수급 안정
농업 AI 에이전트·농림위성·스마트팜 기반 확산
저메탄 벼·치유농업·K-농업기술 수출 확대
농진청 전경. ⓒ데일리안DB
농촌진흥청이 인공지능(AI)과 위성, 저탄소 기술을 앞세워 농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새 농정 방향을 밝혔다. 농업·농촌 현장 안전과 병해충 대응, 밭농업 기계화 등 당면 현안을 해결하는 한편 AI·위성·스마트팜으로 미래 신산업을 육성하고 K-농업기술의 해외 확산까지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농촌진흥청은 11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인공지능(AI) 융합으로 더 커가는 농업, 함께 행복한 농촌’을 목표로 한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기후위기와 농촌 소멸, 인구 감소가 겹치고 AI·로봇 등 첨단기술로 농산업 생태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현장 중심 ▲미래 대응 ▲균형 성장을 3대 축으로 잡고 3대 추진 전략과 9개 중점 과제를 제시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농업과학기술 인공지능 융합 전략과 K-농업과학기술협의체를 바탕으로 현장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농업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농작업 안전·밭기계·여름배추…‘현장에서 체감’에 초점
먼저 현장 중심 과제는 농작업 재해 예방, 밭농업 기계화, 병해충 및 수급 불안 해소에 방점이 찍혔다.
농작업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 시군 단위 농작업안전관리자를 늘리고 온열질환 예방 요원을 별도로 뽑아 폭염 대응을 강화한다. 사고 원인을 체계적으로 조사해 데이터 기반 예방 대책을 만들고, 웨어러블 근력 보조장치 등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안전·편의 장비를 개발해 실증한다.
밭농업기계화도 속도를 낸다. 마늘·양파 등 8대 밭작물을 대상으로 2027년까지 인발형 마늘수확기 등 20종 농기계를 개발하고, 이에 맞는 재배기술을 함께 보급한다. 개발된 농기계는 농림축산식품부 농기계 임대사업과 연계해 농가에 확산한다. 도축 부산물 등을 사료 원료로 대체하는 기술, 온실 외부 차광과 복합 열원을 활용한 히트펌프 개선 등 생산비 절감 기술도 함께 추진한다.
병해충 대응은 지역과 재배 여건에 맞춘 맞춤형 체계로 고도화한다. 과수화상병은 상습 발생 지역·고위험 지역·주산지로 나눠 관리하고, 벼멸구·깨씨무늬병 등은 대학·생산자와 협력해 주산지 중심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배추 수급 불안에 대해서는 봄배추 장기 저장 기술을 기존 40일에서 90일 이상으로 늘리고, 병해 방제를 지원해 준고랭지까지 재배지를 확대한다. 출하시기도 앞당겨 9월부터 물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운영한다.
AI 에이전트·농림위성·저메탄 벼…미래기술·K-농업 수출 본격화
미래 신산업 육성 전략의 중심에는 AI와 위성, 스마트농업이 놓였다.
농촌진흥청은 이미 개발한 ‘농업 AI 에이전트’에 병해충·기상재해 정보를 통합해 농업인에게 재배 의사결정과 경영진단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발사가 예정된 농림위성(차세대중형위성 4호)은 주요 농작물 재배면적과 출하량 예측, 경작 여부 판별에 활용해 수급 관리의 정밀도를 높인다.
온실에서는 장비 간 호환성과 운영 편의성을 높인 통합관리 플랫폼 ‘아라온실’ 보급을 늘리고, 딸기·토마토 등 중소 규모 보급형 스마트팜 모델을 현장에서 실증한다. 콩 선충 방제와 환경 장해 저감 효과가 있는 미생물제, 생분해성 수지 코팅 완효성 비료 제품, 대체 단백질 소재 등도 개발해 미래 수요에 대응한다.
기후 적응형 품종 개발과 재해 대응 체계도 강화된다. 전국을 촘촘히 나눈 격자 데이터베이스로 농작물 재해위험지도를 만들고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 정확도를 높인다. 폭염과 병해충에 강한 기후 적응형 품종 18종 이상을 내고, 논 재배에 적합한 콩 품종과 기계화에 유리한 참깨, 수요 맞춤형 원예 품종, 사과·배 신품종 전문생산단지를 확대해 식량자급률 제고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탄소중립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 저메탄 벼 ‘감탄’ 재배기술을 확산하고, 질소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깊이거름 기술을 실용화한다. 반추가축 메탄을 줄이는 사료 소재 산업화를 추진하고, 영농부산물 파쇄지원단 운영으로 미세먼지·산불 발생을 줄이는 등 저탄소 농업기술 보급에도 속도를 낸다. 권역별 국산 유기 풋거름 종자 생산기반 확대를 통해 친환경·유기농업 저변도 넓힌다.
균형 성장과 K-농업기술 확산에서는 치유농업, 청년농, 국제협력을 축으로 잡았다. 공익형·수익형 치유농업 모델 7종을 개발해 거점기관을 통해 서비스를 확대하고, 처음으로 치유농업사 1급 자격시험을 시행해 전문 인력을 키운다. 지역 특화작목 발굴과 농촌관광코디네이터 양성으로 지역 농업 경쟁력과 농촌관광 활성화도 뒷받침한다.
이 청장은 “농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고 농업인 소득과 국민 민생을 지키는 것이 농촌진흥청의 책무”라며 “현장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AI·위성·저탄소 기술을 앞세운 미래 농업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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