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도미노 악재…납품사 이탈 속 인수자 찾기 ‘시간과의 싸움’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5.12.09 07:00  수정 2025.12.09 07:00

아모레퍼시픽 이어 삼양식품도 거래 중단

재무건전성 악화 시 추가 납품 중단 불가피

정치권 중심 구제안 나오지만 실현 가능성↓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매장.ⓒ뉴시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도미노 악재로 난국을 겪고 있다.


새 주인 찾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납품업체들까지 대금 정산 지연 등을 이유로 공급 물량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8월부터 홈플러스에 대한 신규 물량 공급을 중단했다.


삼양식품 역시 지난달 말부터 불닭볶음면을 포함한 전 제품에 대한 납품을 중단한 상태다.


물량 조절에 돌입한 곳들도 있다. LG생활건강과 동서식품은 기존보다 납품량을 축소하는 등 거래 규모를 조정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재무건전성이 지속 악화할 경우 납품 중단이 도미노 현상처럼 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는 현금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폐점을 보류해온 15개 점포 중 일부 점포의 영업 중단을 검토하는 등 매각 성사 및 영업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달 공개 매각을 위한 경쟁 입찰을 진행했으나 단 한 곳도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회생계획안 제출 마감 시한인 오는 29일까지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만약 추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주요 거래처의 납품 중단으로 유동성 문제가 더 가중될 수 있다며 인수합병(M&A)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농협,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새마을금고 등을 통한 정상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농협의 경우 농협 유통과 하나로유통 등이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 부담이 큰 만큼 대형 유통사를 추가로 인수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암코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기관으로, 홈플러스처럼 비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은 매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중앙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장재곤 종로광장새마을금고 이사장이 홈플러스 인수를 내세웠지만 선거용 공약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홈플러스의 몸값이 비싼 만큼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게 공통된 시각이다. 홈플러스의 예상 몸값은 약 4조원에 달한다.


실적 악화에 더해 부채 규모까지 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홈플러스는 종합부동산세와 부가가치세, 전기세 등이 미납된 데다 일부 납품업체와 입점 점주에게 지급해야 하는 대금까지 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관건은 추가 인수자 확보인데 인수자금 및 고용 승계 등의 부담이 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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