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고소인·남자친구 무고 맞고소
사건 정황 둘러싼 상반된 증언 잇따라
국민의힘 "엄중조치 차일피일" 비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자신을 성추행 의혹으로 고발한 고소인을 무고 및 폭행 등으로 고소·고발하기 위해 서울경찰청 민원실을 방문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희롱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장 의원이 고소인을 고소하며 맞대응에 나선 가운데, 사건 당시 정황을 둘러싼 상반된 증언이 잇따르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민주당 윤리감찰단의 진상조사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장경태 의원은 2일 자신을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A씨를 무고 등 혐의로 맞고소했다. A씨의 남자친구였던 B씨를 상대로는 무고·폭행 혐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장 의원은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모인 국회 보좌진의 술자리에 뒤늦게 합류한 뒤 동석한 여성 비서관 A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소장을 제출한 장 의원은 "실제 피해 사실이 있어서 작년에 고소했다면 나는 어떠한 방어도 못했을 것"이라며 "최초 신고 당시 수사 대상은 내가 아니었을 뿐더러 만약 당시 성추행이라는 단어가 있었다면 의무 출석 조사 대상이었을 것이고, 윤석열 정권하에서 나를 봐줄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당 보좌진이 나를 고소해서 얻을 실익은 아마 정치적 이유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B씨는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소속 보좌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을 둘러싼 정황은 엇갈리고 있다. MBN 보도에 따르면, 당시 술자리 참석자들은 SNS 대화에서 "당시 A씨가 신체 부위에 손을 올리고 있던 장경태 의원에게 '이게 뭐냐'고 중간에 얘기하긴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동석자는 "당시 고소인이 신체 부위를 장 의원이 만지기에 '하지 마시라'고 말했다"는 취지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른 동석자는 SNS 대화방에서 "(고소인 남자친구가) 장경태 의원이 뭐 ○○비서관(고소인) 허벅지를 만지고 있었다나 그걸 보고 눈이 돌아서 달려 들었다는데,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는데"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또 다른 동석자도 "(장경태 의원이) 실제로 이랬다면 우리가 몰랐을 리도 없고 당연히 가만히 있지도 않을 뿐더러 그러실 분도 아닌데"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과 B씨는 서로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장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사건의 본질은 추행이 아니라 데이트 폭력"이라며 "A씨는 그 다음 날 남자친구의 감금 폭행 때문에 출근도 못했고, 동료들은 A씨를 데이트 폭력 피해자로 걱정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장 의원이 성추행이 본질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지난달 27일 진상조사에 착수했지만 '깜깜이'로 진행되며 속도 논란이 일고 있다. 조사 진행 상황이나 발표 일정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다. 앞서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윤리감찰단의 독립성을 이유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민주당은 장 의원 성범죄 혐의에 대한 엄중 조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신속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장 의원을 향해서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도 모자라 2차 가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데이트 폭력 프레임으로 왜곡하며 피해자와 주변인을 압박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시민단체도 고발에 나섰다. 서민민생대책위는 이날 장 의원을 준강제추행·직권남용·명예훼손·협박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김순환 서민위 총장은 "피고발인의 무책임한 사고가 빚은 도를 넘는 황당한 일이 또 다른 사회적 혼란을 가중할 우려를 간과할 수 없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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