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민주당만 봐줬나? 통일교 '쪼개기 후원' 은폐 의혹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5.12.02 14:18  수정 2025.12.02 14:19

통일교가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정치인에게도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김건희특검이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이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수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은폐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2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는 국민의힘 시도당 및 당협위원장 20명에게 총 1억4400만원을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한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총재, 정원주 전 비서실장,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의 첫 재판을 진행했다.


ⓒ뉴시스

이 과정에서 통일교 호남 지역을 담당하는 4지구 관계자는 특검 조사에서 "2022년 강기정 광주시장(200만원), 이용섭 전 광주시장(300만원), 김영록 전남도지사(300만원)를 후원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경기·강원을 담당하는 2지구에서도 이광재 당시 강원지사 후보에게 1000만원을 후원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는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기간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후보들에게도 후원금이 흘러간 것이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3월4일 1~4지구에 각 4000만원, 5지구에 5000만원 등 총 2억1000만원을 이체했고, 이 가운데 1억4400만원이 국민의힘 중앙당 및 광역시도당에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개인 명의로 후원을 받은 국민의힘 의원 등이 통일교 단체 자금임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들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히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이 "국민의힘 광역시도당에 후원하라"라고 지시를 내렸다는 점을 근거로 한 총재 등에게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민주당 측으로 흘러간 후원금에 대해서는 '조직적 지시가 아닌 개인적 일탈'로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공공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출신 변호사는 "국민의힘에 준 돈이든, 민주당에 준 돈이든 똑같은 정치자금"이라며 "그 출처가 같은 법인 자금인 경우 한쪽 정당에 대한 후원만 불법이라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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