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 점검이 적절"
올해·내년 성장률 각각 1.0%·1.8% 예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과 수도권 집값 상승 압력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올해 2월과 5월에도 추가 인하를 단행해 총 1%포인트(p)를 인하했다. 이후 7월과 8월, 지난달까지 세 차례 동결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다소 높아진 가운데 성장은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세계경제와 관련해 금통위는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겠지만 미‧중 무역갈등 완화, 주요국의 확장적 재정정책 등으로 그 속도는 완만할 전망이며, 물가경로는 국가별로 차별화될 것"이라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변화, 주요국 재정상황 등에 영향받아 장기 국채금리와 미 달러화 지수가 상승하였다가 일부 되돌려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AI 부문 고평가 우려 등으로 조정됐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의 통화·재정정책 변화, 글로벌 통상환경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는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졌지만, 소비 회복과 수출 증가가 이어지며 개선 흐름을 지속했다. 고용은 전체 취업자 수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제조업 등 주요 업종에서는 감소가 나타났다.
금통위는 "앞으로 내수는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수출은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반도체 경기 호조와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다"고 전망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각각 0.9%, 1.6%)를 소폭 웃도는 1.0%와 1.8%로 예상됐다. 향후 물가 경로에 영향을 줄 변수로는 글로벌 통상환경, 반도체 경기, 내수 회복 속도 등이 지목됐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 및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으로 1400원대 중후반으로 높아졌고, 국고채금리는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상승했다.
주가는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다 조정됐다. 가계대출은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고, 수도권 주택시장에서는 가격 상승폭과 거래량이 둔화됐으나 가격 상승 기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국내경제는 성장률 전망이 상향조정되었지만 향후 경로에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잠재해 있고 물가상승률은 예상보다 다소 높아진 상황"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리스크, 환율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성장 및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