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m 떨어진 지점서 변침해야 했지만 휴대전화 보느라 뒤늦게 알아채
수동 운항해야 하는 구간서 자동항법장치에 조종 맡긴 것으로 조사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 검토 중
지난 19일 오후 8시 16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도 남방 족도에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돼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목포해경 제공
해경이 전남 신안군 장상도 인근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이 좌초된 사고와 관련해 일등항해사와 조타수 등 2명을 긴급체포했다.
20일 해경에 따르면 목포해양경찰서는 좌초 사고가 난 퀸제누비아2호 일등항해사 A(40대)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씨(40대)를 중과실치상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휴대전화를 보느라 선박 변침(방향 전환) 시점을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객선은 사고 지점인 족도에서 약 1600m 떨어진 지점에서 변침을 해야 했지만 A씨는 무인도를 100m 앞두고서야 이를 알아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A씨는 휴대전화를 보느라 수동으로 운항해야 하는 구간에서 자동항법장치에 조종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선박은 변침 시기를 놓쳤고, 무인도로 돌진해 선체 절반가량이 걸터앉는 사고로 이어졌다.
해경은 A씨가 휴대전화를 보느라 족도 약 100m 앞에서야 사고 위험을 인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항법장치 목적지가 족도로 설정돼 있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A씨는 최초 진술에서는 '변침이 뒤늦게 됐다. (방향)타가 먹히지(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승객 구조 직후 1차 육안 감식을 마친 해경의 추궁 끝에 진술을 번복했다.
해경은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휴대전화를 압수·디지털포렌식을 의뢰했다. 사고 직전 휴대전화로 무엇을 하고 있었고, 사고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서다.
또 두 사람에게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해경은 60대 선장 C씨 역시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다. C씨는 사고 당시 근무 시간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조타실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선박이 협수로 등 위험 구간을 지날 경우 선장은 조타실에서 직접 지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게 해경의 판단이다.
해경은 C씨를 상대로 사고 당시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제주에서 지난 19일 오후 4시45분쯤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를 향해 출발한 퀸제누비아2호는 같은 날 오후 8시16분쯤 신안군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 위에 선체가 절반가량 올라서며 좌초했다.
좌초 당시 충격으로 통증을 호소한 승객 27명이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으며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