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로젝트 연속 수주… "일회성 아닌 구조적 성장"
LS일렉트릭은 14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배스트럽(Bastrop)시에 생산과 연구, 설계 등 북미 사업 지원 복합 캠퍼스 ‘LS일렉트릭 배스트럽 캠퍼스’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LS일렉트릭 배스트럽 캠퍼스 전경ⓒLS일렉트릭
LS일렉트릭이 북미 지역의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초고압 변압기 수요 확대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회사의 전력기기 경쟁력이 실제 수주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LS일렉트릭은 최근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약 1100억 원 규모의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북미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수주한 약 1300억 원의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에 이어 한 주 만에 확보한 대형 계약이다. 회사 측은 "해당 두 건 모두 기존 고객이 LS일렉트릭 제품을 경험한 뒤 추가 발주한 사례"라며 북미 시장 내 레퍼런스가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도 두드러진다. LS일렉트릭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0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7% 증가했고, 매출은 1조 2163억 원으로 19.1% 증가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사업부(7367억 원)는 AI 데이터센터용 전력기기, 초고압 변압기, 배전기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외형과 수익성이 동반 성장했다.
특히 초고압 변압기 분야가 호조세를 이끌고 있다. LS일렉트릭의 3분기 기준 전체 수주잔고는 4조 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전력시장에서 초고압 변압기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는 부산 공장의 변압기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하는 등 CAPA(생산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북미 변압기 공급망이 여전히 타이트한 점을 고려할 때, 회사의 CAPA 증설 효과가 내년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역시 지속적인 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 대형 수주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실적 모멘텀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고, 초고압 변압기 사업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이 주가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도 LS일렉트릭을 "북미 전력 인프라 확대의 대표적 수혜 기업"로 평가하며 목표주가 상향을 논의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초고압 변압기 사업은 경쟁사 대비 그 규모가 크지 않고, 대형 수주가 매출로 인식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변동성, 환율 변화 등 외부 리스크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최근의 성장세가 단기 이벤트가 아닌 전력 인프라 사이클 전환과 맞물린 구조적 성장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아울러 LS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중심의 전력기기 부문 외에도 ESS(에너지저장장치), 자동화·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ESS 사업은 글로벌 전력망 고도화와 재생에너지 확산 속에서 중장기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스마트팩토리 사업 역시 제조업의 고도화를 겨냥한 수요가 꾸준해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LS일렉트릭의 실적 회복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북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수주잔고 증가, 생산능력(CAPA) 확충이 모두 맞물리면서 실적 변곡점이 이미 지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북미 중심의 전력설비 투자 확대는 일시적 테마가 아니라 중장기 트렌드"라며 "CAPA 확대가 본격 반영되는 내년 상반기부터 LS일렉트릭의 실적 모멘텀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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