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분기 적자 기록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AI·ESS로 체질 전환 속도(종합)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11.10 16:03  수정 2025.11.10 16:03

343억 적자…AI 회로박·ESS용 동박 중심 고부가 구조로 재편

익산공장 CAPA 2028년까지 5.7배 확대, 글로벌 빅테크 수요 대응

내년 하반기 흑자전환 목표…LFP·전고체 소재로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홈페이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홈페이지 캡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북미 전기차 시장 둔화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회사는 인공지능(AI)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며 실적 반등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437억원, 영업손실 343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으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관세 부과로 북미 전기차 시장 수요가 위축된 데다,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향 판매량이 줄며 가동률 회복이 지연된 영향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정체된 전기차 중심 시장 대신 급성장 중인 AI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회사는 국내 유일의 회로박 제조기지인 익산공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탈중국 수요에 대응하며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데이터센터 시장은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2030년까지 연평균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AI 네트워크용 동박 전체 시장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초저조도 하이엔드 동박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회사는 국내외 다수의 고객사들로부터 AI용 회로박 증설 요청을 받고 있으며, 2026년 고객사 주문량이 이미 현 생산능력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사는 익산공장 내 전지박 라인을 AI 회로박 생산 전용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1.7배, 2028년까지 5.7배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가속기 동박 고객사 관련해 "현재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와는 이미 확보됐고 지난해 확보한 초저조도 동박 생산 캐파를 기반으로 양산이 확대 중이며, 올해에는 모델 승인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세대 제품은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매출은 올해 대비 약 2.6배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올해 대비 2.5배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ESS용 동박 시장 대응 전략도 병행된다. 회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중심의 ESS용 극박·후박 제품 수요 확대에 맞춰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고강도·고연신을 동시에 구현한 하이브리드 동박 ‘하이스텝(HiSTEP)’을 앞세워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ESS 시장에서 전력 안정화 및 피크 저감 수요가 커지면서 극박 제품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북미 OEM향 ESS 제품 매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SS용 매출 비중은 올해 19%에서 내년 22%로 증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고부가 동박 제품 중심의 수익성 구조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하이실리콘계 모바일 배터리용 하이엔드 전지박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 늘었고,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이스텝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50% 이상 고가에 판매되고 마진도 30% 이상 높다"고 말했다. 내년 하이엔드 제품 비중은 올해 한 자릿수에서 11%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해서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와 양성도가 높은 3세대 LFP 양극재를 개발 완료했으며 국내외 고객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현재 4세대 LFP 양극재를 개발 중으로, 연내 고객사 승인 완료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LFP 양극재 사업은 양산 제품의 우수한 레퍼런스를 만든 후 단계적으로 스케일업할 계획"이라며 "양산은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70t의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파일럿을 가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당사는 습식과 건식 제품 모두 생산할 수 있는 높은 공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북미 소재 글로벌 톱티어 전고체 배터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상업화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흑자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내년 하반기로 예상했다. 내년 1분기부터 익산 공장의 적자 폭이 빠르게 축소되고 말레이시아 법인은 내년 흑자전환할 것으로 봤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EV 시장의 부진으로 시장에서 기대하는 실적에 다소 못 미칠 수 있지만 AI용 고부가 회로박, ESS 시장을 선점해 중장기 수익성을 확보하고 지속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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