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처, 소득이동통계 결과 발표
소득 1분위 중 70% 제자리
상위층 86%도 유지
최바울 국가데이터처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이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소득이동통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사회의 계층 이동성이 2017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근로·사업소득이 전년보다 늘어 상위 소득분위로 올라선 국민은 전체의 17.3%에 불과했다. 반대로 하위 계층으로 내려간 비율은 16.8%로, 상향 이동보다 소폭 적었지만 양쪽 모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7일 발표한 ‘2023년 소득이동통계’에 따르면 전년 대비 소득분위가 변동된 비율(소득이동성)은 34.1%로 2022년(34.9%)보다 0.8%포인트(p) 감소했다. 10명 중 6명 이상은 같은 분위에 있었다는 셈이다. 상향 이동은 17.3%, 하향 이동은 16.8%로 각각 전년보다 0.3%p, 0.5%p 줄었다.
최바울 국가데이터처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소득이동성이 감소했다는 건 전년보다 소득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좀 더 늘었다는 의미다. 상향이동도 줄었지만 하향이동이 더 많이 줄었기에 (소득이) 밑으로 떨어지는 그물이 견고해졌다고 볼 수 있다”며 “고령화와 저성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득이동성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소득 하위 20%(1분위) 계층의 ‘탈출률’은 29.9%로 전년보다 1.0%p 하락했다. 즉, 10명 중 7명은 1년이 지나도 같은 낮은 근로·사업소득을 보였다. 반면 상위 20%(5분위)의 지위 유지율은 85.9%로, 진입은 어렵지만 일단 오르면 떨어질 가능성이 적었다.
2017년 1분위였던 사람 중 2023년까지 계속 1분위에 머문 비율은 27.8%에 달했다. 같은 기간 5분위를 유지한 비율은 59.3%였다. 저소득층의 장기 고착화가 뚜렷하게 드러난 셈이다.
연령별로는 청년층(15~39세)의 이동성이 40.4%로 가장 높았으며, 중장년층(31.5%), 노년층(25.0%) 순이었다. 청년층은 상향 이동률(23.0%)이 하향 이동률(17.4%)보다 높았지만, 1분위 탈출률은 38.4%로 전년 대비 1.7%p 감소했다. 노년층은 1분위 유지율이 38.4%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의 소득이동성이 35.2%로 남성(33.3%)보다 높았다. 여성의 상향 이동률은 18.1%, 하향 이동률은 17.1%로 전년보다 상향 비율이 소폭 상승했다. 남성의 경우 상향·하향 이동률이 각각 16.6%로 나타났다.
최 실장은 “여성의 상향 이동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이후 대면 서비스업의 회복과 경력단절 단축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며 “지속적인 노동시장 참여가 계층 상승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어 “1분위 장기 잔류 집단에 대한 세밀한 정책적 지원과 안정적 일자리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통계는 인구주택총조사 등록센서스와 국세청 소득자료를 연계해 2년 연속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개인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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