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으로 잘 달린 애플·삼성…4Q IT 완제품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
애플은 美 투자로 탈중국 가속, 삼성은 글로벌 생산망 재편 주목
국 뉴욕의 애플스토어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AFP/연합뉴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30일 한국과 미국 현지에서 나란히 실적을 발표한다. 갤럭시 S25·Z7, 아이폰 17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스마트폰 품목별 관세는 4분기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분기에 이어 양사가 이번 실적발표에서 관세 대응 전략을 언급할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25 회계연도 4분기(7~9월) 실적을 오는 30일(현지시간) 발표한다.
외신에 따르면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이번 분기 실적을 매출 1016억5170만 달러(약 146조원), 주당순이익(EPS) 1.74 달러로 예상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아이폰, 맥(Mac) 등 핵심 제품 판매 호조로 애플이 매출, 이익 모두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아이폰 17시리즈는 출시 열흘 만에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전작인 16시리즈 보다 판매량이 14% 늘었다. 중국에서는 가성비를 앞세운 기본형 모델이, 미국에서는 프로모션 효과로 프로 맥스 모델의 선호가 높았다.
30일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3조원을 웃도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최근 리포트를 발행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3분기 MX 사업부 예상 영업이익은 3조원~3조60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최대 28% 증가한 수치다.
이익 호조 배경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증가라는 분석이 공통적이다. 7월 말 출시된 갤럭시 Z 플립7과 폴드7 국내 사전판매에서 시리즈 역대 최다인 104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흥행 조짐을 보였다.
삼성전자 IFA2025 부스에 전시된 갤럭시 S25 EF 모델 ⓒ데일리안 정인혁 기자
다만 4분기에는 계절적 요인과 관세 리스크로 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따라, 스마트폰·태블릿·PC·모니터 등 주요 IT 완제품에 고율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서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Section 232)는 특정 품목과 그 파생(하위) 제품에 품목별 관세를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품목별 관세와 관련해 미 상무부는 세부 품목과 부과 기준과 시행 시점을 검토 중인 단계로, 4분기 중 확정하더라도 실제 시행 시점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제품에 내장된 칩의 추정 가치에 일정 비율을 곱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관세가 현실화되면 제조사가 비용을 떠안든,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든 충격이 불가피하다. 제조사가 비용 상승분을 부담하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경우 수요 위축이 뒤따를 수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주력 제품을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는 애플이 영향권에 놓인다.
팀 쿡 CEO는 회계연도 3분기(4~6월) 실적발표에서 우리 제품의 대부분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애플이 아이폰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지 않으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애플은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8월 1000억 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미 현지 투자를 발표했다. 이 대규모 투자는 트럼프의 ‘관세 압박’ 속에서 애플이 꺼낸 전략적 대응 일환이다.
아이폰17 프로 라인업.ⓒSKT
핵심은 ‘미국 내 실리콘 공급망’ 구축으로 칩 설계부터 웨이퍼 생산, 반도체 제조 장비, 패키징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미국에서 수행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 투자하더라도 트럼프 정부가 해외에서 생산된 완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수한다면 애플과 삼성 모두 비용 부담이 커진다.
대부분의 전자기기에는 여러 종류의 반도체가 들어간다. 스마트폰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바일 D램, 플래시 메모리, 통신 칩, CIS(이미지 센서),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등이 탑재된다.
플래그십 모델일수록 반도체 종류와 수량이 많아 관세 리스크가 높아지는 구조다. 특히 삼성전자는 절반 이상이 보급형 스마트폰이어서, 고가 라인의 이익이 줄면 충격이 더 크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과 수입 반도체 양을 1대1로 맞추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미국의 스마트폰 생산 여건이 주요 생산국에 비해 취약한 상황에서, 수조 원이 투입되는 현지 생산 시설 구축 카드는 제조사로서 부담이 크다.
이를 감안해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일정 물량의 칩을 미국에서 생산하겠다고 약속하면, 실제 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해당 예정 물량만큼 수입 관세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어떤 방안이든 해외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들여오는 한, 관세 부담을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는 결론은 같다.
양사로서는 관세 확정·고시가 최대한 미뤄지거나, 부과 규모가 낮아지길 기대하는 것이 최선이다. 동시에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전략 마련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양사가 관세 관련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힐지 주목된다.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삼성전자는 "미 상무부 232조 조사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의견 제시해왔고 양국 관련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왔다"면서 "조사 결과와 관련해 기회와 리스크 요인을 다각도로 면밀히 분석해 사업을 영향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케반 파레크 애플 CFO는 전분기(4~6월) 실적 발표 당시 관세 비용 8억 달러가 3분기 총 마진율(46.5%)과 제품 부문 마진율(34.5%)이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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