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은 오는 28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잡게 됐다.
‘산소 탱크’는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박지성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소속팀의 2년 연속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을 견인했다.
맨유는 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런던 에미레이츠서 열린 아스널과의 ‘2008-09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전반 8분 만에 박지성(4호골)이 선제골을 작렬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데 힘입어 반 페르시가 PK로 1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아스날을 3-1로 가볍게 제쳤다.
1골 차의 리드를 잡은 채 2차전을 맞이한 퍼거슨 감독은 안정된 수비진을 구축하고 역습 위주로 득점을 노리는 정석적인 경기운영을 들고 나왔고, 공수 가담능력이 뛰어난 박지성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포진시켰다.
박지성은 이날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과 공간침투를 앞세워 퍼거슨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고, 선제골까지 터뜨리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예상보다 손쉽게 아스날을 무너뜨리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이로써 맨유는 지난 1차전에 이어 종합전적 4-1로 아스널을 물리치고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 바르샤-첼시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지난 1992년 UEFA 챔피언스리그가 지금의 형태로 정착된 이후, 2연패에 도전하는 것은 맨유가 사상 처음이다.
아울러 박지성 개인으로서는 또 한 번 ‘한계를 넘어섰다’는데 의미가 있던 경기였다.
박지성은 지난 2일 미들즈브러와 정규리그 35라운드에서 골을 터뜨린데 이어 4일 만에 시즌 4호골을 작렬시켜 쾌조의 컨디션을 이어갔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는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시절이던 2005년 5월5일 AC밀란(이탈리아)과의 2004-05시즌 4강 2차전 이후 4년 만에 터뜨린 골이기도 했다.
뛰어난 공수가담능력과 팀 공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득점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외면을 받아왔던 박지성은 최근의 2경기 연속골로 주위의 편견을 어느 정도 불식시키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큰 경기에 강한 체질’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한편, 박지성은 오는 28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잡게 됐다.
지난해에도 챔스 토너먼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맨유의 우승 등극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지만, 정작 첼시와의 결승전에서는 엔트리에서 제외돼 벤치멤버에도 들지 못하는 굴욕을 당한 바 있다.
당시에도 박지성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족한 득점력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보여준 박지성의 높은 팀 공헌도나 최근의 득점력까지 감안할 때 이번에야말로 박지성의 챔스리그 결승출전을 막을 장애물은 없어 보인다.
한국인이자 아시아선수로서는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 출전을 꿈꾸는 박지성의 도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데일리안 = 이경현 넷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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