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부터 2년간 주민에 월 15만원, 총사업비 8867억
국비보다 큰 지방비 비중 논란…충북 제외 등 안배 한계
현금 대신 지역상품권 지급, 체감·운영비용 과제도 남아
박성우 농촌정책국장이 농어촌 기본소득 선정 지자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소멸 위기 지역을 대상으로 한 ‘농어촌 기본소득’ 실험이 본격화된다. 정부가 내년부터 2년간 7개 군 주민에게 매달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해 지역경제 순환 효과를 검증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비보다 지방비 비중이 큰 재정 구조와 일부 권역의 공백, 단기 운영의 한계는 초기 단계부터 과제로 지적된다.
지역별 맞춤형 모델 추진…청양·신안 등 다양한 유형 실험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등 7개 군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방분권균형발전법상 인구감소지역 69개 군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49개 군(응모율 71%)이 신청했다. 이 중 지역 소멸위험도, 지자체 추진계획의 실현 가능성, 조례 제정 여부, 기본소득 연계 성과창출 계획 등을 종합 평가해 최종 확정했다.
농식품부는 지역별 특성에 따라 사업 모델을 차별화했다. 연천군은 2022년 청산면에서 처음 시행된 농촌형 기본소득을 군 단위로 확대하고, 정선군은 강원랜드 배당금을 재원으로 한 ‘주식배당 환원 모델’을 추진한다.
청양군은 사회적경제·돌봄 서비스가 결합된 ‘스마트청양운동’과 연계하며, 순창군은 생애주기별 보편복지 정책을 기본소득으로 확장한다.
신안군은 재생에너지 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햇빛·바람 연금’을, 영양군은 풍력발전기금(328MW)을 통한 자체 재원 마련 모델을, 남해군은 청년유입형 기본사회 정책과 연계해 시범사업을 운영한다.
사업은 2026년 초 시작해 2027년 12월 종료를 목표로 한다. 농식품부는 전담 추진지원단을 구성해 행정 준비와 예비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사업 기간 중 주민 삶의 질 만족도, 지역경제, 공동체 활성화, 인구구조 변화 등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국비보다 큰 지방비 비중…충북 제외 등 지역 안배 아쉬움
총사업비는 8867억원으로, 국비 3278억원과 지방비 3600억원이 투입된다. 이 외에도 일부 지자체는 태양광·풍력발전 등 지역 수익사업을 통해 추가 재원을 확보한다.
그러나 지방비 비중이 국비보다 큰 구조는 시범사업 추진 초기부터 논란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군 단위 지역이 대다수인 만큼, 국비 비율이 낮은 상태에서 지방비 부담이 늘면 향후 본사업 전환 시 참여 여건에 제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 안배는 권역별로 비교적 고르게 이뤄졌지만, 충북은 제외됐다. 도별 대표성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가능한 반면, 내륙형 농촌이 배제되면서 농촌유형 다양성을 충분히 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북 보은·단양·영동 등은 모두 인구감소지역에 해당하지만, 평가 과정에서 재정여건과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밀렸다.
지급 수단 역시 논의가 남아 있다. 현금 대신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역외소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럼에도 사용처가 제한돼 실질 체감도는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상품권 유통망이 충분치 않은 군 단위에서는 소비 패턴이 왜곡되거나 행정비용이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도 나온다.
거주 요건이 30일 이상 실거주로 설정된 만큼, 실제 생활 기반이 불안정한 인구의 이동성 문제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시범기간이 2년에 불과하다는 점도 정책의 지속성과 연계된다. 단기간에 인구구조 변화나 공동체 회복 효과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선정된 지자체 대부분이 인구감소지역이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들”이라며 “군별 재정자립도를 비교하는 건 도토리 키재기 수준으로,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의지가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된 7개 군은 평가 기준에 따라 결정된 것이며, 지역 안배가 있었다고 보기엔 어렵다”며 “기본소득은 지역 활성화라는 취지가 있는 만큼, 시범사업을 통해 여러 효과를 살피고 방향을 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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