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박지성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만 되면 신이 나는 모양이다.
박지성 성격을 고려할 때 세계 클럽 대항전 가운데 가장 명성이 높고 가장 수준이 높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둔 상황이라는 동기부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박지성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서 벌어진 ´2008-0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3-1 완승을 이끌어냈다. 맨유는 박지성 외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골을 몰아치며 손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박지성 4호골은 이날 경기의 결승골은 아니었지만 지난달 30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졌던 4강 1차전에서 맨유가 1-0으로 승리한 점을 고려했을 때 두 차례 4강전의 결승골임에는 분명했다.
박지성은 경기가 끝난 뒤 <스카이 스포츠>로부터 평점 8점을 받았고, 이는 이날 경기서 결승골을 터뜨린 호날두 9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박지성은 유럽에 진출한 후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모두 세 번 경험했다. 소속팀은 모두 네 차례 4강에 올랐지만 이중 한 차례는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이었기 때문에 출전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박지성은 세 번의 출전에서 모두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박지성이 아스날전에서 골을 터뜨리기 전까지 최고의 활약은 단연 지난 2004-05시즌 PSV 아인트호벤 시절 AC 밀란과 맞붙은 것이었다.
지난 2005년 4월 27일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서 벌어졌던 4강 1차전 원정에서 AC 밀란에 0-2로 진 상황에서 5월 5일 필립스 슈타디온서 열린 4강 2차전에 선발 출격했던 박지성은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박지성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21분 필립 코쿠의 두 번째 골이 터지면서 PSV 아인트호벤은 2-2 동률을 이룰 수 있었다.
후반 45분 마시모 암브로시니에게 통한의 골을 내주는 바람에 후반 인저리타임 코쿠의 득점에도 불구하고 PSV 아인트호벤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박지성의 골이 있어 결승 진출의 희망을 걸어볼 수 있었다.
지난 2007-08시즌에는 비록 골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FC 바르셀로나를 격침시키는 단초를 놓는 활약을 보였다.
지난해 4월 24일 누 캄프에서 벌어진 4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리오넬 메시와 사무엘 에투 등 무시무시한 공격력의 선수들을 봉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결국 1차전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기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맨유는 지난해 4월 30일 2차전 홈경기에서 폴 스콜스의 전반 14분 선제 결승골로 결승에 나갈 수 있었다.
박지성의 세 번째 4강전은 그야말로 결정판이다. 4년 전 공격에서, 1년 전 수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박지성은 두 차례 아스날전에서는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최고 기량을 선보였다.
이처럼 4강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음에도 박지성은 아직까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PSV 아인트호벤에서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 시즌에는 루이스 나니와 대런 플레처 등에 밀려 출전 명단에도 오르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공수에서 맹활약한 박지성을 오는 28일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벌어지는 결승전에 출전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데일리안 =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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