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 최초 제보자, 김건희 재판서 법정 증언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5.10.15 23:33  수정 2025.10.16 00:14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여론조사 대가'라고 들어"

20대 대선 앞두고 여론조사 데이터 조작 방법 진술하기도

재판부, '명태균 전언' 근거 진술에 의문 제기…"증거능력 있나"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최초 제보자 강혜경씨. ⓒ연합뉴스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최초 폭로자인 강혜경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강씨는 이날 신문에서 김 여사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이 '본인의 선물'이었다고 했다는 것을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명씨의 전언을 토대로 한 강씨의 진술에 대해 증거능력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강씨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를 심리했다.


강씨는 명씨가 실소유주였던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를 지낸 인물이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그해 치러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했다는 내용의 '명태균 게이트'를 최초로 알리기도 했다. 특검팀은 명씨가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것으로 파악했다.


강씨는 이날 증인신문에서 지난 2022년 3월경 명씨 지시로 대선조사비용 집계표 파일을 만들었고 명씨가 자신한테 '돈을 받아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자신이 명씨가 서울로 이동하기 위한 비행기 티켓까지 예약해줬다며 "당연히 김 여사한테 (돈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씨는 돈이 들어오지 않자 명씨에게 '언제 돈이 들어오는거냐'라고 물었다고 했고 이에 명씨가 자신에게 '여론조사의 대가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이라고 답을 들었다고 했다.


강씨는 이날 증인신문에서 지난 2022년 20대 대선을 앞뒀던 2021년 6월~2022년 3월 진행했던 여론조사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조작했는지 진술하기도 했다.


강씨는 "(명씨가) 유선(전화) 응답을 많이 넣어야 보수층의 응답이 늘어난다고 했다"며 "20대~30대 보다는 60~70대 등의 노년층이 (투표소에) 많이 가기 때문에 투표율과 맞아 떨어질거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후보에 유리하도록 조작한 사실이 있는지 묻는 특검팀의 질문에 "20대~30대 (여론조사 데이터)에서 윤석열을 올리고 홍준표를 내렸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증인신문 막바지에 "비용 청구 대신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기로 한 것이라 명씨한테 그렇게 들었는가" "피고인이나 국민의힘 관계자 측과 소통한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고 강씨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증거능력이 있나"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씨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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