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조직 안정화로 리더십 입증…대표이사 '선임' 초읽기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5.10.13 11:46  수정 2025.10.13 11:46

'스마트폰 전문가' 모바일 사업 실적 반등 이끌어

가전 부문은 여전히 '숙제'…개선 위한 해법 필요

하드웨어·AI·소프트웨어 '융합' 미래 방향 제시

연말 이사회서 '대표이사 선임안' 논의 가능성 ↑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연말 인사를 앞두고 DX(디바이스경험)부문 대표이사 인선에 시선이 쏠린다. 올초 DX부문장 직무대행에 오른 노태문 사장이 빠르게 조직 안정화와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노 사장은 지난 4월 고(故)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의 별세로 공석이 된 DX부문장 직무대행에 오른 이후 빠르게 조직을 재정비하며 리더십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MX 반등 성공…TV 등 가전서 반전 이끌어야

노 사장은 MX(모바일)사업부 개발실장과 사업부장을 거치며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한 스마트폰 전문가다. 삼성전자 입사 이래 줄곧 모바일 사업에 몸담아온 그는, 한종희 부회장의 뒤를 이어 생활가전(DA)사업부 등 DX부문 전체를 총괄하며 경영인의 능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의 본령인 MX부문은 올해 들어 갤럭시 S25 시리즈와 폴더블 신제품의 연이은 흥행으로 반등세를 확고히 했다. 시장 내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며, 노 사장이 보여준 전략적 감각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리더십을 입증할 무대이기도 했던 올 7월 미국 뉴욕 '갤럭시 언팩'과 9월 독일 베를린 'IFA2025'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내년 1월 열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을 앞두고 글로벌 사업 전략을 점검하며, DX부문 전반의 방향성을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TV·생활가전을 담당하는 DA사업부는 실적 부진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프리미엄 TV 시장 경쟁 심화와 원가 부담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노 사장이 향후 가전 사업의 구조적 체질 개선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AI·소프트웨어 '융합' 미래 방향 제시…내부 결속 강화도

노 사장은 '하드웨어 중심의 삼성'을 넘어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새로운 DX부문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IFA2025 기자간담회에서 "여러가지 고도화된 경험을 위해서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각각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균형 있게, 서로 협력해서 최적의 경험과 최적의 기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가 되겠다"며 모바일 기기를 넘어 TV, 가전 등 전 영역에 AI를 적용하는 '삼성형 하이브리드 전략'을 천명했다.


직무대행에 오른 이후 처음 진행한 지난 8월 타운홀 미팅에서는 ▲AI 기반 혁신 선도(AI Driven Company)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지속 가능한 사업구조로의 전환(Bold Growth) ▲기술, 제조, 품질 기반 굳건한 사업 역량 확보(Core Strength)를 3대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노 사장은 "우리의 DNA인 도전과 혁신의 마인드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시도하며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분위기와,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직 전반에 더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임직원과의 지속적 소통을 약속하기도 했다.


연말 이사회서 '대표이사 선임안' 논의 유력

삼성전자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사내이사인 노 사장은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의결만으로 대표이사 선임이 가능하다. 그간 삼성전자가 복수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온 만큼, 연말 전 이사회에서 노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안이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열린 이사회에서도 전영현 DS부문장의 대표이사 선임안이 의결된 바 있다. 이 같은 전례를 감안하면 내달 중 열릴 이사회에서 노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안이 상정·의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노 사장은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리더십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면서 "조직 안정화와 실적 반등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보여준 만큼, 대표이사 선임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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