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다지니’도 호불호…스타 작가도 적응 힘든 OTT 문법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0.12 09:06  수정 2025.10.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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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가 ‘다 이루어질지니’로 넷플릭스에 두 번째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강한 호불호를 유발했다. 빠른 전개로 장르적 재미를 극대화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문법을 벗어난 시도에는 스타 작가도 예외 없이 차가운 지적을 당한다.


2022년 학교 폭력 피해자의 처절한 복수기 ‘더 글로리’로 OTT 플랫폼에 첫 도전, 호평을 받았던 김은숙 작가가 주력 장르인 로맨틱 코미디로 다시 넷플릭스를 찾았으나 엇갈린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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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공개된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여 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 분)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 분)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내용의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로, 김 작가가 집필을 맡고 김우빈과 수지가 주인공으로 나서 공개 전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그러나 공개 이후 ‘다 이루어질지’만의 독특한 세계관에 ‘유치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김 작가 특유의 간질간질한 대사가 그동안엔 ‘오글거린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결국엔 설렘을 끌어내는 그만의 개성으로 여겨졌다면, 이번엔 결국 시청자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모양새다.


후반부 가벼웠던 전개 뒤, 숨은 메시지가 드러나면서는 “끝까지 시청해야 진가가 드러나는 작품”이라는 옹호 의견들이 나오기도 했으나, 김 작가의 작품에 쏠렸던 기대감을 채우기엔 부족해 보인다. 결국 외피는 로코지만, 기존의 전개와는 다른 방식을 택한 것이 시청자들에겐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좀비물의 재미를 담았던 천성일 작가도 사극으로 두 번째 OTT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실망감을 유발 중이다.


현재 공개 중인 디즈니플러스 ‘탁류’는 조선의 모든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을 둘러싸고 혼탁한 세상을 뒤집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각기 다른 꿈을 꿨던 이들이 운명을 개척하는 작품. 역사조차 담지 못했던 쫓고 쫓기는 두 남자의 목숨을 건 추격전을 그린 드라마 ‘추노’로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천 작가의 묵직한 사극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무게감이 남기는 여운 대신 ‘지루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탁류’ 속 청춘들을 통해 하층민의 고통받는 삶을 그리며 제2의 ‘추노’라는 긍정적인 평도 있지만, 메시지를 향해 차근차근 달려 나가는 ‘탁류’의 전개 방식에 쉽게 빠져들지 못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앞서 디즈니플러스 ‘북극성’으로 처음으로 OTT 드라마에 도전했던 영화 ‘헤어질 결심’, 드라마 ‘작은 아씨들’의 정서경 작가도 초반 관심을 후반까지 이어나가지 못했다. 유엔대사로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 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가운데, 그녀를 지켜야만 하는 국적 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 분)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하는 작품으로, 우선 첩보 멜로의 진지한 분위기에 반응이 엇갈렸다.


전지현, 강동원의 멜로 케미엔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으나, 빠른 전개의 첩보 드라마가 아닌 촘촘하게 얽힌 인물들의 서사 및 관계성에 집중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내지 못한 것이 ‘북극성’의 아쉬움으로 꼽힌다.


스타 작가들이 OTT와 손잡는 과정에서 스케일을 키우고, 색다른 세계관 펼쳐내는 등 나름의 변화를 추구하지만, 결국 OTT에서 통하는 문법에서 벗어나 호평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힘을 줘 본래의 장점을 일었다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빠른 전개 또는 단순한 서사로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장르물에서 벗어난 시도에 대해선 잣대가 엄격하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스타 작가들이 불어넣는 다양성과 OTT 문법에 딱 맞는 트렌디한 전개 사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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