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트럼프 탓”…내년 세계 무역성장률 0%대 ‘곤두박질’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5.10.08 11:33  수정 2025.10.08 12:30

“내년 전망 암울하다”…1.3%p 급락 전망

금융위기·팬데믹 이후 최저 성장률

공급망 불확실성 가중…교역 위축 불가피

세계무역기구가 2026년 세계무역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내렸다. 미국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하향 원인으로 꼽았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세계무역기구(WTO)는 2026년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0.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 수치는 지난 8월 발표된 전망치 대비 1.3%p 하락한 수치다. 경제 불확실성 증가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교역에 미친 부담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은 올해 후반부터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돼 주요 교역국 간 무역 흐름을 위축시키고 있다. WTO는 “관세 조치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부담을 주고 있다”며 “내년 전망은 암울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은 전년 대비 상반기 4.9% 증가했다. 연간 전망은 2.4%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관세 시행 전 미국과 주요국 간 수출입이 늘었고, 인공지능 관련 첨단 제품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내년 0.5% 성장률 전망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나 2020년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주요 무역국 간 갈등, 경제 주체들의 보복 관세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WTO는 다자간 무역 체제의 안정성이 일시적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앞으로 세계 교역의 성장 모멘텀 약화에 대한 경각심을 주문하고 있다.


이번 하향 조정은 단순히 단기적 쇼크 이상의 구조적 리스크로 해석된다. 미국·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무역 정책 변화, 인공지능 등 첨단 부문 성장세 유지 여부, 각국의 공급망 재편 속도가 2026년 세계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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