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국감 빼주는 조직개편?…'김현지 보직이동'에 야권 일제히 맹폭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10.01 04:15  수정 2025.10.01 04:15

"이재명 정부 모든 것, 김현지 통하면 돼"

"국민 앞 떳떳하지 못한 헌정사 초유의 꼼수"

김영진도 "30년간 국정감사 증인 채택 때

총무비서관이 논란됐던 적 단 한 번도 없어"

김현지 총무비서관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회 을지국무회의 및 제37회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있다.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제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총무비서관은 국회 국정감사 출석이 관례지만, 부속실장은 출석한 전례가 없다는 예외로 인해 국감 불출석을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MBC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 부속실장 인사 발령에 대해 "왜 대통령실이 문제를 더 키우는지 모르겠다"며 "관행대로라면 총무비서관이 국회에 안 나온 적이 없었다. 국회 출석을 피하기 위해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대통령실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지금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쓸데없는 쟁점을 만들었다"며 "김현지를 국감에 안 내보낸다고 김현지로 인해서 나오고 있는 여러 의혹이 덮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재명 정부의 모든 것은 김현지를 통하면 된다. 그 정도로 세긴 센 것 같다"며 "대법원장은 그렇게 청문회장에 오라 가라 마음대로 부르면서 김현지는 꽁꽁 숨기려 한다"고 덧붙였다.


강명구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은 같은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김현지 비서관의 나이나 학력 등을 나도 모르고 국민도 모른다"며 "역대 총무비서관이 국정감사장에 안 나온 적 없는데 총무비서관 한 명을 철통방어하기 위해서 대통령실이 조직개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비서관이 법카 내역도 알고, 이재명 대통령이나 김혜경 여사에 대한 비밀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여당의 모든 인사들이 나서서 철통 방어를 하고 있다"며 "이는 김 비서관이 숨은 정권 실세, 권력서열 1.5위라는 걸 본인들이 자인하는 꼴로 이런 것들이 대통령 몰락의 출발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이번 인사는 국민 앞에 떳떳하지 못한 헌정사상 초유의 꼼수"라며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김 비서관을 국감장에 세우지 않으려 한 전례 없는 국회 기만 인사"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지금처럼 증인 채택을 거부하며 김 비서관을 보호한다면 스스로 비선 실세 논란을 키우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며 "'만사현통' 논란을 지금 정리하지 않는다면 이재명 정권 내내 따라붙는 치명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말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국감 출석을 피해 가는 것 같아 황당하다"며 "그 정도로 숨겨야 할 사람이라면 더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직이 바뀌어도 이전에 총무비서관 역할을 했으니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국감 증인 출석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9일 "김현지 총무비서관이 김 실장의 후임으로 제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이 있던 총무비서관 자리에는 윤기천 제2부속실장이 보직 이동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가 김 실장의 대변인 발탁에 따른 연쇄 이동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여권에서조차 '쓴소리'가 나왔던 바 있다. 친명 핵심으로 분류되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현지 총무비서관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공방과 관련 "30년 동안 국정감사 증인 채택 때 총무비서관이 논란이 됐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당연직 증인"이라며 "총무비서관이든 법무비서관이든 정무비서관이든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나와서 공직자로서 자기 입장을 표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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