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金, 고위당정대 만찬 회동서 웃으며 악수
鄭 "모든 일 최종 책임은 당대표에게…원팀"
金 "부부·형제 다 싸워…티격태격하는 것"
투톱 상처난 리더십 회복엔 시간 걸릴 전망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법 여야 합의 파기 과정에서 불거졌던 여당 투톱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간 갈등이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습이다.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대(민주당·정부·대통령실) 고위급 만찬 회동에서 환하게 웃으며 악수했다. 이날 회동에 정부 측에선 김민석 국무총리, 대통령실에선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이날 만찬은 김 총리가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부부나 형제나 다 싸우는 것"이라며 "티격태격하는 거지, (다툼이) 아무것도 없는 게 위험한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자리가 마련된 것을 두고 "우 수석의 지혜냐"고 물었고, 참석자 중 한명이 "총리의 지혜"라고 답했다.
이날 만찬 회동은 최근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갈등 봉합은 물론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노출됐던 당정대 간 불협화음을 해소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검찰개혁 후속 입법의 주도권을 놓고 정 대표와 우 수석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최근 공개적인 충돌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서로 몸을 낮췄다.
정 대표는 이날 만찬 회동에 앞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최종 책임은 당대표에게 있다"며 "당정대는 완전한 내란 종식, 이재명 정부의 성공, 한 방향을 보고 찰떡같이 뭉쳐 차돌처럼 단단하게 원 팀, 원 보이스로 가자"고 했다.
김 원내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심려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며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정대 만찬 회동이 끝난 뒤 언론 공지를 통해 "당정대는 항상 긴밀하게 소통하고 화합하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며 "동시에 당정대는 정국 현안에 대해 긴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3대 특검법 여야 합의 파기 과정에서 보여진 여당 투톱의 상처난 리더십은 당장 치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정 대표는 강성 당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당대표 자리에 오른 만큼, 취임 후에도 강성 당원들의 입김에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원내대표의 경우 국민의힘과 특검법 개정안 수정안에 합의하기 전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개혁 입법이 산적한 상황에서 두 사람의 갈등이 오히려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는 모습"이라며 "어느 한 사람이 흔들리면, 다른 한 사람이 딱 버티면서 흔들리는 사람을 구해줘야 하는데, 지금은 서로 부여잡고 함께 늪에 빠지는 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서너 번 반복된다면, 의원들도 가만히 지켜만 보지는 않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인력 증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수정하는 데 합의했다. 대신 국민의힘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설치법에 협조하기로 했다.
그러나 발표 직후 당내 강경파 의원들과 강성 지지자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정 대표는 "협상안이 지도부 뜻과 다르다"고 합의를 파기했고, 김 원내대표가 협상에 따른 비난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지도부와 긴밀하게 소통했다. 정 대표는 사과하라"고 하면서 투톱 간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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