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매입 나선 나스닥 상장사들
공식 '국고' 설립 사례도…생태계 선점·사업 연계 위한 결정
5월 1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전광판에 도지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나스닥 상장사들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넘어 다양한 알트코인을 기업의 핵심 재무 전략으로 편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대량 매입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적으로 끌어올린 성공 전략을 모방하고, 이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청소 솔루션 기업 클린코어는 도지코인(DOGE) 재단과 함께 '도지코인 비축고'를 설립하고 약 940억원 규모의 도지코인 2억8542만개를 매입했다. 향후 10억개 확보가 목표다.
디지털 자산 재무(DAT) 기업을 표방하는 에잇코 홀딩스는 월드코인(WLD) 매입 계획을 세웠고, 비트 오리진은 도지코인 약 4050만개를 매입하는 등 디지털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기업은 특정 프로젝트의 가상자산 인수를 통해 단기 주가 급등 효과도 경험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 소넷 바이오테라퓨틱스는 하이퍼리퀴드(HYPE) 가상자산을 핵심 재무 자산으로 편입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한때 200% 이상 급등했다. 프레이트 테크놀로지스는 페치AI(FET)와 트럼프 밈코인($TRUMP)을, 인터랙티브 스트렝스는 FET를 매입하는 등 밈코인, 인공지능(AI) 관련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들이 알트코인 매입에 나서는 배경은 단순한 수익 추구를 넘어선 전략적 판단의 결과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이미 기업들의 대규모 매입이 이뤄진 상황으로, 신규 진입 기업에게는 높은 단가 부담과 차별화된 전략 수립의 어려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사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성장 가능성 있는 알트코인을 조기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생태계 참여와 기술 시너지를 고려한 전략도 있다. AI 기술 기반 기업이 AI 관련 가상자산을 매입하는 것은 단순 투자라기보다 기술 제휴나 생태계 파트너십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다. 이는 해당 가상자산 보유로 프로젝트 의사결정 참여, 공동 연구, 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연계 전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무 포트폴리오 다각화 목적도 있다. 기존에는 비트코인·이더리움에 국한됐던 전략을 다양한 알트코인으로 넓혀 리스크를 분산하고, 새로운 시장에서의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다. 실제로 상장사 중 일부는 투자 사실을 공시해 주가 상승을 유도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전략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처서는 "사업 모델 다변화를 원하는 기업이 최근 전통금융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을 연결하는 트렌드인 DAT에 편승하려는 모습이 많이 보이고 있다"며 "이미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블루칩 가상자산에는 수많은 DAT 기업이 존재하고 규모 측면에서도 시장의 관심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신규 코인으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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