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심상직씨, 6·25 발발 직후 미군 헌병대 이관된 후 학살
재판부 "포고 제2호, 죄형법정주의에 위배…위헌 무효 법령"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연합뉴스
미군정포고령을 위반한 혐의로 수감된 뒤 학살을 당한 피해자에게 75년 만에 열린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형사1부(한지형 부장판사)는 지난 3일 태평양미국육군총사령부 포고 제2호(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고(故) 심상직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1945년 9월 공포된 미군정포고령 제2호는 '미국인과 기타 연합국 인명, 소유물, 보안을 해하거나 공중치안 질서를 교란한 자, 정당한 행정을 방해한 자 등은 점령군 군율 회의에서 유죄로 결정하고 사형하거나 형벌로 처한다'는 내용이다.
고인은 1949년 3월 미군정포고령 제2호를 위반했다며 진해경찰서에 구속됐다. 이후 1950년 4월 국가보안법, 미군정포고령 제2호 위반 혐의로 당시 부산지방법원 마산지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다 6·25 전쟁 중이었던 같은 해 7월∼8월쯤 마산지역 미 육군 헌병대에 이관된 후 학살당했다.
한 부장판사는 "포고 제2호는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돼 위헌 무효인 법령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며 형사소송법 325조를 근거로 무죄를 선고했다.
형사소송법 325조는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미군정포고령 제2호 위반으로 구속됐다가 학살된 민간인 형사 사건에서 재심 선고가 내려진 것은 심씨 사건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021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미군정포고령 제2호 적용 범위가 넓고 포괄적이어서 죄형법정주의를 위배해 위헌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뒤이어 2023년 12월에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같은 취지로 심씨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