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실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트로트 가수 김호중(34)이 국내 유일 민영 교도소인 소망교도소로 이감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영 교도소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호중이 지난 18일에 입소한 소망교도소는 2010년 12월 경기도 여주시에 문을 연 민영 교도소다. 국내 55개 수용시설 가운데 유일하게 민간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아시아 최초의 민영 교도소이기도 하다.
2000년 '민영 교도소 등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것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연합해 설립한 기독교 재단법인 아가페가 소망교도소를 세웠다.
소망교도소는 관련법에 따라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교정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형태로,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의 21만4000여㎡ 터에 세워졌다. 처음엔 수용 정원이 300명이었지만 이후 두 차례 증원을 거쳐 현재 정원은 400명이다.
기독교 재단이 운영하는 시설인 만큼 운영 목표에 종교색이 짙다. 소망교도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수용자 개개인의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자신과 가족, 사회와 화해할 수 있도록 돕고 출소 후 온전한 남편, 아버지, 아들, 건전한 시민으로 살아가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라고 설립 목표를 밝혔다. 이와 함께 일반 교도소와 달리 수용자를 번호가 아닌 이름으로 부르고, 직원과 수용자가 같은 메뉴로 식사하며 공동체 문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의 경우 그의 본래 종교가 기독교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주변 관계자들의 제안으로 이감됐다고 한다.
소망교도소는 성격유형검사(MBTI), 우울척도검사(BDI) 등 교육·교화 프로그램을 실시하는가 하면 인문학이나 음악·미술, 영성 훈련 등을 진행한다. 또한 수용자와 직원이 함께 모여 고기를 구워 먹는 바비큐 행사도 연다. 바비큐 파티는 고기를 다룰 때 쓰는 조리기구나 화기가 흉기로 돌변할 수 있으므로 국영 교도소에선 절대 하지 않는 행사다. 이와 함께 직원 교육도 제과제빵, 산업설비, 이·미용 뿐 아니라 커피 바리스타 과정까지 있다.
소망교도소 측은 커피 바리스타 과정에 대해 "우리나라 남성 교도소에서 보기 어려운 과정으로 인기 직종"이라고 소개했다. 그뿐만 아니라 수용자가 합착이나 악기 연습, 독서, 기도 모임 등을 함께하는 등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도 국영 교도소와 차별되는 점이다.
법무부가 2022년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의 소망교도소 방문과 관련해 낸 자료에 따르면 일반 교도소의 수용률은 105.8%지만 소망교도소는 98%였다. 1인당 수용 면적도 일반 교도소는 2.58㎡, 소망교도소는 3.98㎡로 면적은 넓지만 수용 인원들은 더 적은 셈이다.
이처럼 환경 조건이 좋다보니 이감을 원하는 수감자들이 많지만 만기 석방이나 가석방 등 결원이 생겼을 때, 특정 조건이 돼야 입소할 수 있다. 조직폭력 사범·마약류 사범은 제외된다. 형기 7년 이하·잔여형기 1년 이상의 2범 이하, 20세 이상 60세 미만의 남성이면서 면접을 통과해야 입소할 수 있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해 5월9일 밤 11시45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도로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나고, 매니저 장모씨에게 대신 자수시킨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등)로 구속기소 됐다.
김호중은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자 항소했다. 반성문을 130장 가량 제출했음에도 2심에서 형량이 유지됐다. 대법원에 상고했던 김호중은 이를 취하했고, 형량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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