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갓’ 한지은 "냉철함과 모성애 오가는 혼란의 감정 고민" [D:인터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8.29 09:00  수정 2025.08.29 11:23

분노에서 모성애까지, 한지은이 보여준 감정의 결

배우 한지은은 올해 영화 '히트맨2'부터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와 티빙 오리지널 '스터디그룹', 연극 '애나엑스'까지 TV·OTT·스크린·무대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장르를 넘나드는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한지은이, 이번에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의 강력계 형사 윤주영 역으로 돌아왔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 도운(신승호 분)이 실종된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고해성사를 듣게 되면서, 복수와 신앙심 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극 중 윤주영은 사건 현장에서 도운을 처음 만나며, 과거의 의문스러운 실종 사건들이 사이비 종교와 연결되어 있음을 직감하는 인물이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개봉 전, 지난 7월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에 공식 초청돼 먼저 공개된 바 있다. 일부 관객들로부터 영화가 어렵다는 반응을 본 한지은은 그 차이가 어디서 비롯되는지 스스로 곱씹으며,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 일상과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제 공개 GV에서 내용적으로 어렵다고 하신 분들도 있었어요. 표면적으로는 쉬운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제목부터 신, 신부님, 무당 같은 종교적인 키워드가 들어가 있다 보니 대중적으로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선입견이 생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배제하고 보면 우리 일상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죠. 선택의 순간과 얽히고설킨 사연들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지은이 연기한 윤주영은 사건을 쫓는 형사이지만 동시에 엄마로서의 고민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한지은은 윤주영을 어떻게 바라보고 연기했을까.


“윤주영은 우리랑 별반 다르지 않은 인물이지만 자기만의 사연을 가진 여자죠. 아이를 책임져야 할지, 보내야 할지 혼란을 겪는 시점에 놓여 있고. 과거에도 아이를 지운 경험도 있어요. 외롭고 그림자가 짙은, 엄마지만 프로페셔널한 형사로서의 이성적인 면모와 동시에 갖고 있어서 사건을 마주하며 계속 흔들리고요. 그래서 감정선에 무게를 두고 캐릭터를 풀어나갔어요."


극 중 윤주영의 감정이 처음으로 터져나오는 순간은 심광운(박명훈 분)을 심문하는 장면이다. 평소 차분하고 냉철함을 유지하던 그는 이 대질에서 처음으로 감정을 폭발시키며 강렬한 긴장을 만들어냈다.


“주영이는 늘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이성을 유지하려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심광운이라는 인물과 대질하는 장면에서는 분노가 터져 나올 때 분노와 답답함이 섞여서 독기 어린 모습이 드러나야 했죠. 쉽지 않았지만 박명훈 선배님이 많이 리드해주셨어요."


초반부에는 분노가 폭발하는 강렬한 대질 장면으로 감정을 드러냈다면, 후반부에는 전혀 다른 결을 지닌 순간이 기다린다. 위기에 처한 아이를 향해 주저 없이 달려드는 모습 속에서, 윤주영이라는 인물의 본능적이고도 따뜻한 면모가 깊이 드러난다.


“주영이가 겉으로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본인도 모르게 모성애가 툭툭 올라오는 순간들이 있거든요. 그렇다고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사랑하다 보니까 책임감까지 같이 짊어지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계속 고민하는 거죠. 쓰러진 선우를 업고 응급실로 뛰어가는 장면은 그래서 중요했어요. 그 부분이 잘 드러나야 주영의 모성애가 표현될거라 생각했거든요."



형사라는 직업 특성상 액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초 개봉한 '히트맨2'에서 빌런으로 등장해 고난도 액션을 소화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화려한 기술보다 현실적인 형사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다른 결을 보여줬다.


“액션 욕심은 늘 있어요. 절권도, 크라브마가 같은 무술을 배웠고 몸을 쓰는 걸 좋아해요. 지금까지 액션을 해왔지만 맛보기 정도였죠. 이번 작품에서는 현실적인 형사의 액션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한지은은 지난 3월 16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 연극 '애나엑스'를 통해 10년 만에 무대에 복귀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나 만들기'로 알려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에서, 그는 소셜 미디어와 매력을 무기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애나 역을 맡아 관객과 만났다. 오랜만에 선 무대는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자리였고, 배우로서 다시금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주는 경험이 됐다.


“무대라는 곳은 무서웠어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건 익숙했지만, 무대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을 끊지 않고 이어가야 하니까 온전히 인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 과정에서 해소가 됐습니다. 매체 연기에서도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배우로서의 활동에만 그치지 않고, 그는 언제나 새로운 시도와 소통의 방식을 고민하고 있었다. 작품 안팎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저만의 포토에세이나 그림 에세이를 내보고 싶어요. 음악감독님의 배려로 '개미가 타고 있어요' 작사에도 참여해봤는데, 그런 새로운 시도들이 참 즐거웠어요. 무엇보다 앞으로 촬영과 작품 활동은 물론, 예능이나 홍보 활동을 통해 작품 밖에서의 저 자신을 보여드릴 기회도 더 많이 갖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작품으로만 비쳐졌다면, 이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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