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욕심 낸 李대통령의 펜…美에서 펜이 중요한 이유 있었다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5.08.26 11:02  수정 2025.08.26 11:09

펜 표면에 태극 문양·봉황 각인돼

대통령실 "대통령 전용 펜…두 달 걸려 만든 수공예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큰 관심을 보였던 만년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기념한 서명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품에서 펜을 꺼내 방명록에 글을 적었다.


ⓒ연합뉴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멋지다", "직접 가져오신 건가, 다시 가져가실 건가"라며 관심을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펜을 건네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두툼한) 두께가 정말 아름답다. 어디에서 만든 것이냐"라고 물었고, 이 대통령은 "한국에서 만든 것"이라고 답하며 선물로 전달했다.


펜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사용하진 않더라도 영광스럽게 간직하겠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후 해당 펜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대통령실은 "대통령을 위한 전용 펜으로, 선물용이 아닌 공식 행사 시 서명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수공예품이다. 서명하기 쉽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 펜은 약 두 달에 걸쳐 수작업으로 제작됐으며, 태극 문양과 봉황이 각인돼 있다.


ⓒ연합뉴스/AP 갈무리
서명한 펜에 의미 두는 美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 때마다 새로운 펜을 사용하고, 법안 추진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감사 또는 격려의 표시로 서명에 사용한 펜을 기념품으로 나눠주는 전통이 있다.


이 관행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됐고, 린든 B. 존슨 대통령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1964년 '민권법'에 서명하면서 75개 이상의 펜을 사용했다. 이 펜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포함한 민권 운동가들과 의원들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필기구 증정이 아니라 법이나 정책을 함께 만든 사람들에게 상징적인 '공로의 증표'를 건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혜자는 법안을 발의한 의원, 협상에 기여한 정치인 혹은 시민운동가 등이 대표적이며, 일부 펜은 대통령 도서관이나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 전시되기도 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3월23일 의료보험개혁법(ACA) 서명 당시 22개의 펜을 사용했다.


이처럼 서명 펜은 정치적 동지애와 역사적 순간을 공유하는 상징물로, 미국 정치문화의 독특한 전통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샤피' 마커펜을 선호하고 있다. 그는 회사 측에 맞춤형 대통령용 펜을 주문제작하도록 요청했고, 금색으로 자신의 서명이 새겨진 검은색 마커펜을 사용하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