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에 증시 대기자금 ‘역대 최고’…CMA로 향하는 여윳돈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08.26 05:04  수정 2025.08.26 05:09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잔고, 한달새 5조 급증…2006년 이후 최대 규모

국내외 불확실성에 코스피 조정…관망 투자자 증가

은행 예금 대비 높은 수익률…유동성·안정성 모두 챙겨

업계 “당분간 박스권 장세 전망…CMA 잔고 늘어날 것”

ⓒ데일리안 AI 이미지 삽화

최근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자 증시 대기 자금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단기 자금을 맡길 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 받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CMA 잔고는 93조41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7월 22일(88조884억원) 대비 5조원 이상 늘어난 동시에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6년 6월 30일 이후 최대 규모다.


CMA는 증권사가 투자자의 자금을 받아 기업어음(CP), 국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계좌다. 쉽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어 투자자들이 자금을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CMA에 자금이 몰린 배경으로는 국내 증시의 조정이 거론된다. 코스피는 새정부 출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최근 미국발 관세 및 세제개편안 이슈 등 국내외 불확실성 여파로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을 관망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대표적인 원금보장 상품인 은행 예금의 금리가 꾸준히 낮아지면서 CMA의 수익률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CMA 수익률은 최고 연 2.5~3.0%인 반면 은행권의 예금 상품 금리는 1.58%~2.9% 수준이다.


은행 예금의 경우 우대조건을 충족해야 최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건이 비교적 까다롭다. 이와 달리 CMA는 계좌만 개설하면 누구나 최고 금리를 누릴 수 있고,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 중도해지 시 약정된 금리를 받지 못하는 예금과 차이가 있다.


업계에서는 CMA가 유동성과 안정성을 모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증시 흐름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의 박스권 장세가 예상돼 CMA 잔고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에너지를 소진한 듯하다”며 “지난달 30일 기록한 코스피 3254포인트가 올해 고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연말까지 주식시장이 소강 상태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측할 수 없는 증시에서 CMA가 안정적인 수익을 도모하고 부담 요인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손실 방어에 용이하고 계좌 내 주식 매수가 가능해 편의성 측면에서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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