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대응 방식 확연히 다른 모습
金 당사서 농성 張 현장 의총 대응
TV토론 金 "尹, 안타까워" 비호
張 "전한길 공천하겠다" 표심 공략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자 TV토론회’ 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시스
8·22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파' 김문수·장동혁 후보 간 대결 결과는 원내와 원외 승부를 넘어 친윤(친윤석열)과 친길(친전한길)을 결정짓는 판가름이 될 거란 해석이 나온다. 최근 두 후보가 '특검(특별검사)' 대응 방식에 대해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고, 지난 TV토론에서의 발언을 토대로 지지 기반이 명확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지난 18일 장동혁 후보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서 김건희 특별검사팀에 제1야당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준 서울중앙지법을 향해 "여당이 특검을 하고 있다. 그것도 세 개 특검을 동시에 풀어놨다. 특검은 야당 국회의원 사무실을 생쥐가 팥바구니 드나들 듯 드나들고 있다"고 규탄했다.
장 후보는 "우리는 지금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던 이재명 정권이 자행하는 정치보복의 끝판을 보고 있다. 야당 당사를 압수수색해서 목숨줄과도 같은 당원명부를 탈취해가겠다고 한다"며 "정치특검의 망나니 칼춤은 경악스럽기 그지없지만 특검의 영장청구에 대해 열차표 끊어주듯이 영장을 발부하고 있는 법원은 더 경악스럽고 개탄스럽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13일부터 특검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 시도에 반발하며 철야 농성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특검이 왔지만 결국 당사로 오지 못했다. 저 김문수와 여러분이 믿는 정의의 힘이 특검의 칼날보다 강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무도한 이재명 특검을 내일(20일)까지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조급해진 쪽은 이재명 민주당"이라며 "얼마나 급한지 민주당 지도부에서 총출동해 저를 조롱하며 정치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이재명 특검은 이번 영장이 무산되더라도 2차, 3차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며 "어떻게든 국민의힘 500만 당원 명부를 빼앗고 당의 심장에 비수를 꽂아 해산시키려 할 것이다. 그래야만 이재명 일당독재 장기집권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의 행보를 원외와 원내 지지 기반 차이로만 보는 시각이 있었다. 김 후보가 원외 인사로써 당내와는 연관이 없는 세력이 대다수고, 지난 대선과는 다른 신선함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다. 원내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문수 후보는 대선에서 이미 패배한 캐릭터인데, 신선한 인물이 나와야 하지 않겠냐는 원내 시각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김 후보를 찾은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여러 해석이 나오면서 김 후보와 장 후보의 구도가 친윤(친윤석열)과 친길(친전한길)로 좁혀진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당원투표 80%, 국민 여론조사 20%' 룰이 적용돼 강성 당원의 표심이 강하게 작용된다. 이를 염두한 듯 김 후보는 지난 19일 TV토론회에서 "(비상계엄으로) 윤 전 대통령 본인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정말 안타깝다"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비호에 나섰다. 장 후보는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후보를 공천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가 아닌 강성 보수 유튜버 전한길씨를 공천하겠다며 '친길' 표심을 노렸다.
앞서 전 씨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로비에서 김 후보의 농성장을 방문했다. 당시 김 후보 옆에 앉은 전 씨는 전당대회에서 발생한 소란에 대해 "전한길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지난 대구·경북 지역 합동연설회 당시 특정 후보를 향해 "배신자"를 연호하며 소란을 일으켰는데, 이에 대한 비판이 일자 "그때 혼란을 가져온 것은 최고위원 후보로 나갔던 김근식 후보"라는 주장을 다시 한번 반복했다.
그러면서 '탄핵 반대파'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에 대해 "다 훌륭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다가 '탄핵 찬성파' 안철수 후보와 조경태 후보에 대해서는 "자꾸 내부 총질한다"고 비난했다.
또 김 후보를 향해 "다가오는 22일 전당대회가 충청북도 청주에서 열린다. 그때는 저도 들어가게 해달라"며 "대구 합동연설회에 들어간 것도 불법으로 간 것이 아니다. 그 기준에 근거해서 당 지도부가 저를 전당대회 때 들어가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와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정당 대선후보 욕보이는 전한길, 구차한 전당대회 출입 구걸 즉각 거부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안 후보는 "며칠 전 김문수 후보님 앞에서 버젓이 다른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혀놓고, 어제는 예고 없이 찾아와 오해라면서 말을 바꿨다"라며 "김문수 후보님을 병풍 마냥 취급하며 어르고 달래다 혼자 흥분하고 웃으면서 모노드라마를 찍고 갔다"라고 전했다.
이어 "구차하게 전당대회 출입도 구걸하고 갔다. 아마 이게 가장 큰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 당의 대선후보를 지내신 분인데, 얼마나 우습게 알면 이런 행태를 보이겠나"라며 "22일 전당대회 출입을 왜 하려고 하겠나. 이번에 와서 난장판을 만들어도 출입금지를 당할 다음 행사가 없기 때문에 잔머리를 굴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당이 또 받아줄지는 만무하지만, 즉각 거부 의사조차 내지 않는 것을 보니, 그것대로 정말 답답한 마음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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