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 정도 받을래" 5성급 호텔서 명품 채워넣은 프러포즈 SNS 대유행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5.08.17 22:32  수정 2025.08.17 23:29

최고급 호텔에서 명품 예물을 주고받는 프러포즈가 한국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SNS

17일 성신여자대학교 양수진 소비자산업학과 부교수 연구팀은 '소비자정책교육연구'에 발표한 '밀레니얼 청년들의 프러포즈 문화 속 명품의 의미' 논문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9월1일부터 15일까지 '프러포즈'라는 태그가 달린 인스타그램 게시글 128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젊은 세대가 프러포즈 장소로 가장 많이 선택한 곳은 호텔로 55건이었으며, 그중 5성급 호텔이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8개 게시글은 호텔의 이름을 명시했으며 조사된 브랜드 19개 중 17개는 5성급 호텔이었다. 특히 잠실 시그니엘 호텔의 경우 '93층', '99층' 등 특정 층수를 강조하는 게시물에 자주 등장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고급 호텔에서도 등급을 나누기 위해 층수까지 게시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프러포즈 장소를 자동차로 활용한 경우는 24건이었는데 BMW, 벤츠 등 고급 브랜드일 때 과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프러포즈 선물로는 명품 가방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38개의 가방 관련 게시물에서 19건이 샤넬 제품이었으며, 고급 액세서리 중에서는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가 13건으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경향에 대해 "프러포즈가 단순한 청혼을 넘어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이벤트로 변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한국의 프러포즈에선 다이아몬드 반지보다는 가방이나 다른 잡화들이 더욱 눈에 띈다"면서 "서구에서 중요한 다이아몬드 반지가 한국 밀레니얼에게 그 중요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명품 브랜드 다이아몬드 반지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티파니앤코의 다이아몬드 약혼반지의 가격은 7000만원 이상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프러포즈는 MZ세대(1980~2010년 출생)에서 결혼 전 통과 의례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한국리서치의 '2025년 결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중 45%가 '프러포즈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18∼29세 55%, 30대 47%, 40대 39% 등 젊을수록 프러포즈를 필수로 생각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과시적 소비를 미화하는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수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SNS 리터러시 교육', 사회 초년생과 예비 신혼부부의 재무적 안정성을 지원하는 '공공 결혼 준비 교육'의 정책 도입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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