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 동남아 고관세에 생산기지 재편 본격화
중남미·미국 내 현지 공장 활용 확대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상호관세’ 이슈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있는 가운데, K패션 업계도 관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내 패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받는 동남아에 생산기지가 몰려 있는 만큼 비교적 세율이 낮은 국가로의 생산 비중 확대를 고심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과 주요 교역국 간의 무역 협상 결과를 반영해 기존 상호관세율을 조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에는 68개 국가와 유럽연합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명시됐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의 관세율은 15%로 조정됐다. 베트남은 20%, 인도네시아 19%, 필리핀 19%로 각각 미국과 합의한 관세율로 조정됐다. 무역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한 인도에는 25% 관세가 부과됐다.
상호관세 부과는 현지시각 오는 7일 0시, 우리 시각으로는 7일 오후 1시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부분 국가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확정되면서, 국내 패션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 필리핀 등 높은 관세가 책정된 동남아에 생산기지를 둔 업체들은 각국의 관세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체 생산지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한세실업은 베트남에 15개 공장을 두고 있다. 작년 기준 미국 수출 비중이 약 83%에 달하는 만큼 이번 미국 관세 이슈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한세실업은 관세율이 10%로 낮은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등지에 보유한 공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9월 인수한 미국 섬유업체 ‘텍솔리니’의 현지 공장을 활용한 미국 내 생산 물량도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 한세는 지난해 관세 이슈가 본격 대두된 이후 엘살바도르 등 친트럼프 국가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는 등 생산지 다변화에 힘써왔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하루 약 2만5000kg의 원사를 생산할 수 있는 과테말라 에코스핀 1공장을 통해 중미 지역에 원사부터 원단, 봉제까지 모두 가능한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남미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등 베트남 외 국가에서도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생산기지 추가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며, 발빠르게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세실업은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으로 수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힘쓸 계획이다.
영원무역, 세아상역 등도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및 중남미에 생산 공장을 두고 미국 시장에 30% 이상 수출하고 있어 관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영원무역은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방법을 다각적으로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상역은 북중미 지역 공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세아는 지난해 미국 스포츠 의류기업 ‘테그라’를 인수하며 미국 현지에 대안을 마련했다. 테그라는 북중미 지역에 5개의 의류생산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세아상역 관계자는 "세아상역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뿐 아니라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등 중미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만큼 관세 여파를 지켜보고, 추후 생산기지 다변화를 위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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