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화려한 탭댄스만?”…쇼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30년 장수 비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07.24 19:55  수정 2025.07.24 19:55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화려한 볼거리는 물론 우리의 삶이 담긴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품을 보면 ‘이런 것이 인생’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배우 최현주)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대공황기에 브로드웨이의 중심인 42번가를 배경으로 무명의 뮤지컬 배우가 스타로 탄생하는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다. 1980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 온 작품은 1996년 국내 초연을 기점으로 약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쇼뮤지컬의 바이블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엔 무대 세트와 조명은 한층 더 입체적이고 세련되게 구성됐고, 의상도 각 캐릭터의 개성과 무대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보완됐다. 앙상블 배우 인원도 지난 시즌보다 늘려, 보다 밀도 있는 군무를 선보이도록 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국내 초연(1996년)부터 이번 시즌까지 총 7번의 시즌에 함께 한 전수경은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된 ‘브로드웨이 42번가’ 프레스콜에 참석해 “작품의 배경이 100년 전 이야기라서 대중에게 올드한 느낌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시즌마다 기술적으로 새롭게 단장해 충실하게 발전해 왔다”고 자신했다.


이어 “국내 관객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넣기도 하고, 하모니를 추가하고 무대 장치도 업그레이드 시켜왔다”면서 “어느 나라에서 공연해도 우리 작품을 부러워할 정도의 수준이 됐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어디에 올려도 한국 뮤지컬만의 매력이 있다는 자부심으로 공연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에 참여했던 양준모, 정영주, 유낙원, 전수경과 함께 이번 시즌에는 박칼린, 박건형, 최현주, 윤공주, 최유정, 장지후, 기세중, 백주희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특히 박칼린은 대공황을 이겨내고 재기를 꿈꾸는 전설적인 연출가 줄리안 마쉬로 오랜만에 배우로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연기는 안 하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캐릭터가 맞으면 한다’고 답했다. 줄리안 마쉬 역할을 제안받았는데 애초 남성 캐릭터였지만, 남녀 어떤 성별의 배우가 맡아도 연출이라는 직업으로 접근해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작품이었다. 나와 맞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춤이나 노래가 거의 없는 대신 대사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역이다. 많은 고민과 싸움, 고뇌가 있었다”며 “오죽하면 공연 3주는 남기고 ‘이게 잘하는 짓인가’ 생각도 했을 정도”라고 치열한 연습 과정을 되돌아봤다.


지난해 ‘영웅’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최유정은 페기 소여 역으로 함께 한다. 그는 “데뷔 당시 연습 과정부터 공연이 이뤄지는 현장에 있으면서 뮤지컬 배우가 얼마나 대단한 직업인지 눈과 피부로 느꼈다. 페기 소여로 다시 무대에 오를 기회가 왔을 땐 모든 걸 갈아넣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했다”며 “처음이라 어려운 게 많았지만 ‘잘 해내겠다’는 마음 하나로 발을 굴렀다. 그 노력이 무대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배우는 유낙원이다. 그는 2018년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앙상블로 데뷔해 지난 2022년 공연에서 페기 소여 역에 발탁되면서 ‘현실판 페기 소여’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낙원은 “앙상블로 데뷔했을 때 페기 소여를 마음에 담고 있었던 터라 항상 뒤에서 춤을 따라 추고, 대사도 뱉어 본 기억이 있다”면서 “막상 페기를 하게 됐을 땐 기쁘면서도 엄청난 노력과 고민이 필요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유낙원을 성장하게 해준 작품”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백미는 화려한 탭댄스다. 하지만 배우들은 이 화려함 이면에 있는 작품의 매력에도 집중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윤공주는 “탭댄스와 군무의 화려함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안에 드라마가 풍부하다. 30년 동안 작품이 이어진 이유가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최고의 시즌이라고 확신한다. 눈과 귀는 시원해지고 가슴을 따뜻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9월 14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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