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주담대 막히자 개인사업자 대출로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 커지며 우려 확대
리스크 관리 위해 담보 상품 확대 움직임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주력 상품이던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길이 막히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개인사업자 시장을 정조준한 것이다.
다만 가파른 성장세만큼 연체율도 함께 오르고 있어 부실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2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1조4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동안 37.0%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뚜렷하게 완만해졌다.
이러한 변화가 발생한 건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이 강력하게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면서다.
지난해 상반기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급증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은 본격적으로 은행권 전체에 대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달 정부는 '6·27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을 주문했다.
주담대 등 가계대출 상품을 확대하면서 수익성 기반을 닦아왔던 인뱅 입장에선 사실상 가계대출 영업을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이들 인뱅 3사의 올 1분기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총 5조20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 급증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조2559억원으로 1년 전 1조1481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고, 케이뱅크는 1조3131억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25.2% 증가했다. 유일하게 토스뱅크는 1조4517억원으로 14.6% 줄었다.
카카오뱅크는 가계대출의 부진을 매우기 위해 사장님대출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달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3억원까지 늘렸고, 올해 중으로 비대면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역시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삼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인뱅 최초로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 선순위·후순위 상품을 선보였다.
이어 지난 3월에는 후순위 담보대출을 이용한 대환대출 상품까지 내놓으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실제 케이뱅크의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은 출시 1년 만에 취급액 3000억원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개인사업자대출의 외형적 성장과 함께 부실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의 올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1.32%로, 1년 전(0.64%)보다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케이뱅크의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1.15%에서 1.38%로 상승했고, 토스뱅크는 3.07%에서 3.33%로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뱅들은 개인사업자대출 중에서도 리스크 관리에 유리한 담보대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는 모습이다. 신용대출보다는 담보대출이 건전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떄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인뱅의 전략이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 향상'이라는 설립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규제를 피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담보 위주 대출에 집중하다 보면, 정작 포용금융이 필요한 금융 소외계층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면서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다보니 수익성 측면에서도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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