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협상 기대감? 환율 1360원대 진입…하락세 장기화는 불투명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7.24 17:00  수정 2025.07.24 17:40

24일 원·달러 환율 1367.2원 마감…지난 4일 이후 최저수준

미국, 일본에 상호관세 15% 부여…EU도 15%대 합의 근접

"일본 협상에 기대감 형성…불확실성 제거돼 원화 강세 반응"

"한국, 일본 수준 협상카드 없어…기대 수준 맞추기 어려울 것"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와 환율이 표시돼있다.ⓒ연합뉴스

미·일 상호관세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까지 하락했다. 일본과 유사한 수준의 협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원화 강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2.6원 내린 1367.2원에 마감했다.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지난 4일(1362.3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6.1원 내린 1373.7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1375.2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오후 한때 1353.30원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상승하며 1367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환율 이틀째 하락세…주요국 무역 협상 진전에 기대감↑


환율은 전날(23일) 1370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이은 환율 하락은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일본과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일본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로 기존에 예고했던 25%에서 10%포인트(p)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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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일본 외에도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과의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과도 15%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 재무·통상 수장이 참석할 예정이었던 '2+2 통상 협의'는 오는 25일 워싱턴DC에서 개최될 계획이었으나, 미국 측이 콧 베선트 재무장관 일정 문제를 이유로 돌연 취소를 통보해 연기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25% 내린 97.232로 나타났다.


전문가 "한국, 일본 수준 협상 기대하기 어려워"
"협상여력 떨어지고 불확실성 有…반등 가능성 커"


전문가들은 미·일 관세 협상 타결 기대감이 원화 강세를 이끌었지만, 한국의 협상 여력 부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날에 이어 오늘도 미국과 일본 간의 관세 협정 타결 영향이 원·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 협상 타결 기대가 커진 상황이 원화 강세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계속되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달 1일까지 상호관세 협상을 타결해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일본 만큼의 협상 카드는 없는 상황이라 기대 수준을 맞추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달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미국 고용지표 발표, 빅테크 실적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 중인 만큼 환율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올해 3·4분기 중 1400원대까지도 환율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여전히 국내 펀더멘탈이 좋지 않은 만큼 환율이 1360원대 아래에서 안정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일 상호관세 협상 결과가 한국도 유사한 수준의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형성시켰다. 이에 따라 불확실성이 다소 제거되면서 원화가 강세로 반응한 것"이라며 "다만, 일본 수준의 협상이 실제 가능한 수준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 여건상 일본처럼 15%를 받아낼 수 있을지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한국도 일본처럼 관세율 15% 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1300원대, 장기적으로는 1200원대까지도 하락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다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원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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