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날 두차례 의총 열어 혁신안 논의
'윤희숙 참석' 진실 공방에 당내 반발 '최고조'
'尹 전 대통령 절연'에 의원들 "좀 더 숙고해야"
일각선 "혁신안에 갈등만 커져…투쟁력 약화"
국민의힘이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띄운 혁신안으로 내홍을 겪는 모양새다. 혁신안에 대한 찬반이 나뉘면서 일각에선 계파간 대리전으로 확전될 것이란 우려까지 내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대여(對與) 전선에 집중해야 할 현 시점에 때 아닌 혁신안으로 인한 당내 갈등의 확대가 적절치 않다며 새 지도부 체제 아래 안정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해 "우리가 국민께 진솔하게 사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의원들에게 호소했다"며 당내 의원들에게 제1호 혁신안인 '계엄·탄핵 사과문의 당헌·당규 명시'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지금이 정말 마지막 기회이며, 진솔하게 사죄하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국민 눈높이에서 제대로 사죄하자고 호소했고, 잘 경청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의원들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서 사죄를 제대로 드리자고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호소에도 이날 의원총회는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당내 대다수 의원들이 윤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윤 위원장은 "(당내 의원들이)직접적인 반대 의견을 표하기보다는 숙의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었다"며 "(1호안을) 발표한 지 거의 2주가 지났는데,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아쉽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윤 위원장이 던진 혁신안으로 인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윤 위원장이 내놓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강도 높은 인적청산안에 대해 당내 의견이 엇갈리면서 계파간 간극이 벌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당내 갈등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혁신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개최했지만 '윤 혁신위원장 참석' 여부가 논란으로 떠오르면서 파행을 겪었기 때문이다.
혁신을 주장하는 일부 의원들은 "윤 위원장이 직접 혁신안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는 제대로 된 토론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면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그 직후 윤 위원장이 의원총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당 지도부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했다는 취지의 페이스북 글을 올리면서 더 확산됐다. 의총 참석 여부를 두고 때 아닌 '진실공방'이 벌어지자 혁신안을 재차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게된 것이다.
당내 반발이 격화되자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윤 위원장이 배석한 가운데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서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여전히 윤 위원장의 혁신안에 대한 당내 찬반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더 격화되고 있단 점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현 지도부가 직접 띄운 혁신위의 위원장과 일정 조율도 안 되는데 대체 어떻게 혁신안에 대한 논의를 하란 것인지 모르겠다"며 "하루 빨리 새 지도부가 들어서서 일원화된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어 거기서 혁신안을 논의하는게 오히려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당내 일각에선 내홍이 지속되면서 대여(對與) 투쟁이 힘을 잃을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위원장의 발언에) 의원들이 특별히 이견을 제시하거나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장관 인선에 대한 부분들이 오히려 더 우선돼야 하는 시기가 아니냐는 의원들의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사실 오늘 최대 이슈는 강선우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가 돼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며 "이런 큰 이슈가 있는데도 혁신안 갈등에 이목을 빼앗기면서 전투력이 오히려 반감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