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생이모자반 폭증 원인도 결국 ‘고수온’…KIOST 연구 결과

서해 북부 고수온일 때 대량 발생

1월 발생 이유는 서해 서풍 영향

지난 2021년 2월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 수거된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이 산을 이루고 있다. ⓒ뉴시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원장 이희승, 이하 KIOST)은 괭생이모자반이 2015년 이후 특정 연도에 우리나라 남서해역으로 대량 유입된 원인을 규명하고 관련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괭생이모자반은 대량 유입될 경우 해안 생태계뿐만 아니라 양식업, 어업, 관광업 등에 피해를 끼쳐 ‘바다의 불청객’으로 불린다.

해양환경정보포털 ‘연도별, 지역별 괭생이모자반 수거량 통계’에 따르면 예년 기준으로 약 300~6000t 정도였던 수거량이 2015년과 2021년에는 1만6000t 가량으로 늘었다.

KIOST 해양순환기후연구부 서성봉 박사 연구팀은 괭생이모자반이 특정 연도에 대량으로 유입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천리안해양관측위성 1호(GOCI) 및 2B호(GOCI-II)의 관측자료, KIOST가 자체 개발한 입자 추적 모형을 이용해 이동 경로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2015년 이후 특정 연도에 우리나라로 괭생이모자반이 대량 유입된 주된 원인은 서해 북부 해역에서 기원한 괭생이모자반의 영향인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에는 서해 북부 해역 수온이 낮아 서식에 적합하지 않았지만, 수온이 상승하면서 서식에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 지역에서 11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떨어져 나온 괭생이모자반이 해류와 북서계절풍을 따라 동중국해 중앙부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 연안까지 이동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괭생이모자반이 1월에 유입되는 원인도 밝혔다. 괭생이모자반은 보통 1월부터 7월 사이에 유입되는데, 유입되는 시기는 해마다 달랐다. 4월부터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은 중국 저장성으로부터 동중국해 중앙부를 거쳐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1월부터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은 12월에 서해에서 강하게 부는 서풍 영향으로 서해 북부에서 남하하는 군락 중 일부가 서해 연안 해류를 따라 이동하며 다음 해 1월부터 우리나라 해역에 출현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들은 괭생이모자반의 유입 시기 및 유입량 등을 과학적으로 예찰·예보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신속한 대응지침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이번 연구는 괭생이모자반의 대량 유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괭생이모자반 등 부유성 해조류의 발생 원인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예측가능한 경보 체계 마련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