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찾아온 트로피, 백지에서 우승 써낸 신상우 감독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7.16 21:53  수정 2025.07.16 21:53

신상우호, 지소연·장슬기 연속골로 2-0 승리

2005년 이후 20년 만에 대회 두 번째 우승

신상우 감독. ⓒ 연합뉴스

“백지 상태에서 새로운 색깔을 입히겠다.”


지난해 부임한 신상우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20년 만에 동아시안컵 우승을 안겼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만과의 여자부 최종전에서 2-0 승리했다.


한국의 우승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최종전을 앞두고 2무(승점 2)를 기록하며 일본, 중국(이상 1승 1무)에 뒤진 3위였던 한국은 앞서 맞대결을 벌인 일본과 중국이 0-0으로 비기면서 우승 가능성이 열렸다.


남은 것은 대만전 다득점 승리였다. 후반 들어 일방적으로 공격을 몰아치기 시작한 신상우호는 지소연(시애틀 레인)과 장슬기(경주한수원)의 연속골이 나오면서 2-0 승리했다.


이로써 1승 2무(승점 5)가 된 한국은 일본, 중국과 함께 승점 5가 됐다.


동아시안컵은 승점 동률 시 상대 전적, 골 득실,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한국과 일본, 중국은 서로 맞붙은 3경기서 승부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 전적과 골득실로도 순위를 가르지 못했다.


그 다음으로 따진 다득점에서 한국이 3골로 가장 많았고, 중국(2골), 일본(1골) 순이었다. 한국여자축구의 동아시안컵 우승은 여자부 대회가 신설된 2005년 이후 20년 만이며 통산 두 번째다.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한 여자대표팀. ⓒ 연합뉴스

신상우 감독은 지난해 10월 여자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취임 일성으로 “계속해서 월드컵,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백지 상태에서 새로운 색깔을 입히겠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취임 직후 일본 원정서 0-4 대패했던 신상우호는 이후 열린 스페인, 캐나다와의 친선전서도 모두 패했다.


이후 올해 2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핑크레이디스컵에서는 우즈베키스탄, 태국, 인도를 차례로 격파하며 우승을 차지했으나 4월 호주와의 2연전을 모두 내줬고, 5월 국내서 열린 콜롬비아전 또한 1무 1패로 마감하며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듯 했다.


하지만 신상우 감독은 보다 멀리 봤다. 매 경기 칭찬과 격려를 통해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 부여를 심어줬고 무엇보다 상황에 따른 전술 훈련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결실은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나왔다. 대표팀은 3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수 위 상대인 일본, 중국을 상대로 공격 맞불 작전을 놓았고, 무엇보다 선제골을 내준 뒤에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끝내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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