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변호인'이 법제처장…'사법방탄' 어디까지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5.07.15 16:16  수정 2025.07.15 16:23

'李 사법연수원 동기' 조원철 변호사, 신임 법제처장 임명

법조계 "공정한 법률 해석 해줘야…한쪽 치우치지 않을까 우려"

대통령실·국정기획위·국정원에 李 변호인단 출신 포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3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을 변호했던 인사들이 줄줄이 정부 요직을 맡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 대통령이 법령의 심사, 해석, 정비와 각종 법제지원을 담당하는 법제처장에 대장동·위증교사 재판을 변호했고 사법연수원 동기인 조원철(63·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를 임명하면서 '사법 방탄' '보은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15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차관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신임 법제처장에 조 변호사를 임명했다. 판사 출신인 조 신임 법제처장은 지난 2015년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장을 끝으로 법관직을 내려놓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 조 법제처장은 이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적시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재판과 '위증교사 혐의 사건' 재판에서 이 대통령을 변호해왔다.


조 법제처장 임명 소식이 알려지자 당장 야당에서는 "대통령의 범죄 의혹을 변호하던 변호사가 가치중립적으로 움직여야 할 정부의 법률팀장 역할을 맡겠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출연해 조 법제처장 임명을 놓고 일각의 비판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대통령 변호를 맡았다는 이유로 다 공직에서 배제해야 하는 것이냐, 그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조 법제처장은) 법조계에서 평이 좋고, 능력도 인정받고, 적임자였기 때문에 발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에 나섰다.


하지만 헌법 해석의 최고 권위기관인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공직선거법 위반 등 이 대통령의 주요 사건에 변호인으로 참여해온 이승엽(53·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를 한때 고려한 것에 이어 법제처장에 이 대통령 변호인이 임명되면서 법조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법률 해석을 공정하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해줘야 하는데 이 대통령 쪽에 서서 사건을 변호한 사람이면 법을 해석하는 데도 그쪽으로 치우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법제처장 이외에도 대통령실 및 정부 곳곳에는 이 대통령을 변호해왔던 인사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사정기관의 사정기관'이라는 별명이 있는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비서관으로는 검찰 출신 이태형 변호사(57·사법연수원 24기)가 활동하고 있다. 이태형 비서관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의 재판에서 이 대통령을 변호했다. 이 때문에 이 변호사의 민정비서관 근무는 이해충돌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변호사는 지난 2019년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비비안 사외이사를 지냈는데 지난 2023년 이 대통령 변호를 시작한 이후 쌍방울그룹에서 이 변호사의 수임료 약 23억원을 대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이 대통령 측과 이 비서관은 부인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전치영(42·변호사시험 5회) 공직기강비서관(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인)과 이장형(50·사법연수원 35기) 법무비서관(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변호인), 조상호(49·사법연수원 38기) 민정수석실 행정관(대장동 사건 변호인) 등 주요 변호인들이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서 이 대통령을 변호한 김희수(65·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는 국가정보원의 조직·인사·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여기에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격이자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성호(63·사법연수원 18기) 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내정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도 이찬진(61·사법연수원 18기) 사회1분과장·위대훈(60·사법연수원 21기) 정치행정분과 위원 등 이 대통령 변호인단에 속했던 인물이 활동하고 있다.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이해충돌 문제나 전문성이 결여된 영역에 대한 임용은 대통령 임명권 남용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최근 장관 인선 문제와 맞물려 결국 '호위무사'들을 인선한 것이라는 부정적 비판을 피할 수가 없을 것인데 결국은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원철 신임 법제처장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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