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시행 전 수요 누적돼…승인 대기 물량 실행까지 시차 발생
주요은행들 대부분 주담대 접수 재개도 변수
"가계대출 증가 흐름, 8~9월까지 이어질 가능성 커"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 거래 계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가 여전히 누적돼 있어 향후 한두 달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5조7260억원으로, 지난달 말(754조8348억원)보다 8912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891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이는 6월 일평균 증가액(2251억원) 대비 약 40% 수준으로 감소한 수치지만, 감소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기간 가계대출 잔액 증가분은 대부분이 주담대에서 발생했고, 신용대출은 3887억원 줄었다.
지난달 27일 시행된 정부의 6.27 부동산 대출 규제에 따라 주담대 상한선이 6억원으로 묶이고, 이달 1일부터 DSR 3단계가 적용되면서 일시적으로 대출 창구가 멈춘 영향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승인된 대출이 아직 대기 중이라는 점이다. 보통 승인된 대출이 실행까지 1~2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계대출 증가 흐름은 8~9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 시행 전 대출을 서둘러 신청한 수요가 여전히 처리되고 있어 향후 실행 대출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이에 겉으로는 규제 효과가 나타나는 듯 보이지만, 실제 대출 잔액은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달 둘째 주부터 전산 정비가 완료되며 중단됐던 주담대 접수가 재개된 것도 향후 대출 증가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시중 주요은행들이 지난달 말 이후 체결된 주택계약에 대한 대출 신청을 다시 받고 있으며, 대부분 업무를 재개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규제로 수면 아래로 가계대출 수요를 잠시 눌렸을 뿐, 수요는 여전히 공존하고 있는 이상 가계부채 리스크는 여진처럼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규제 영향으로 대출 창구가 일시적으로 조용해진 상황일 뿐, 실제 대출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규제를 회피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대출 수요가 다시 본격화할 수 있다. 지금의 둔화세는 '일시적인 숨 고르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욱이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금융 리스크 대응이 시급한 시점에 금융당국 수장의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책의 연속성과 신속성이 중요한데, 지금은 결정권자의 부재로 정책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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