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솔로’까지 조명…‘익숙해진’ 연프, 우려되는 ‘억지’ 연장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7.13 07:22  수정 2025.07.13 07:22

2021년 넷플릭스 ‘솔로지옥’과 티빙 ‘환승연애’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시작된 ‘연애 예능’ 바람이 아직 불고 있다. 비슷한 시기 방송을 시작한 ‘나는 솔로’가 여전히 방송되고 있으며, ‘솔로지옥’도 ‘시즌제’로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는 중이다.


이제는 ‘익숙해진’ 연애 예능 문법에 설렘은 다소 시들해졌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시도가 진행됐다. ‘돌싱’, ‘남매’를 모아 연애 가능성을 점쳐보는가 하면, 무당들이 모여 썸과 사랑 이야기를 선보이는 가운데 ‘모태솔로’까지 연애 예능의 주인공으로 등장 중이다.


모태솔로 특집 편을 선보였던 ENA·SBS plus에 이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이하 ‘모태솔로지만’)를 통해 설렘 대신 서툴러서 웃음이 유발되는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외모에 대한 부족한 자신감 또는 관계에 대한 트라우마 등 각자의 이유로 연애를 경험해보지 못한 모태솔로들의 인생 첫 연애를 지켜보고, 또 돕는다.


일반인 출연자들이 관계 맺는 과정을 통해 설렘 또는 공감을 유발하고, 연예인들은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며 적절한 리액션으로 흥미를 고조시키는 전개는 여느 연애 예능과 유사하다. 여기에 서인국, 이은지, 강한나, 카더가든 등 연예인 MC들이 팁을 전수하고, 그들의 변신을 도우면서 약간의 변주를 줬다.


앞서 ‘솔로지옥’ 시리즈를 통해선 해외 연애 예능을 연상케 하는 ‘과감함’을 보여줬다면, ‘모태솔로지만’을 통해선 ‘순수함’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유발하겠다는 전략인 것. 그 결과 서툰 행동으로 MC들의 웃음을 유발한 일부 장면들이 첫 공개 직후부터 SNS 등을 통해 공유가 되는 등 ‘연애 예능’보다는 ‘코미디 드라마’,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다만 연애 예능 초반의 ‘날 것’의 재미는 느끼기 힘들다. 이미 연애 예능의 전개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새롭다’는 반응을 끌어내기는 했지만, MC들의 리액션이 부자연스럽다고 느끼거나 일부 에피소드가 ‘억지스럽다’고 반응하는 시청자도 있다. 이후 달라진 모습이 공개될 예정이지만, 출연자의 부족함을 부각하는 방식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이도 없지 않다.


앞서도 넷플릭스에서는 10대와 20대의 경계에 있는, 청년들을 섭외해 연애 예능을 선보인 바 있었는데, 이때도 ‘이제 막 성인이 된 출연자를 소재로 삼는 것은 불안하다’는 반응이 나왔었다. 열아홉의 마지막 일주일과 스물의 첫 일주일 그 사이, 서툴고 풋풋한 ‘Z세대’들의 성장의 순간을 기록한 ‘열아홉스물’이 2023년 공개됐고, 일부 시청자들은 일반인 출연자들이 예능 출연 이후 악플 등의 부작용에 시달리는 흐름이 아직 어린 친구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지켜봤었다.


연애 예능 붐을 이끈 기존의 연애 예능들도 예외는 아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초반의 화제성을 유발하지 못하는 ‘솔로지옥’ 시리즈도 문제지만, 4년간 시청자들을 만난 ‘나는 솔로’는 반복되고, 심화되는 출연진 논란으로 ‘지나치게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얻는다.


지난 9일에는 16기 출연자 영숙(가명)이 같은 기수 상철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25기 영철로 출연한 박 모 씨는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주차장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고, 경찰은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구체적인 조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박 씨는 출연 당시 논란을 일으킨 것은 아니지만, 예측 불가능한 출연자의 활약이 핵심인 ‘나는 솔로’에서 독특함 이상의 논란이 계속되자 시청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미 연애 예능 문법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 변주하고,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연애 예능 매력이 반감되는 것은 물론 자칫 무리한 선택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섬세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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