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최악 폭염…건설사, 안전 관리 총력에 사고 예방 만전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07.09 14:55  수정 2025.07.09 14:56

온열질환 사망자 발생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될 수도

경영진 현장 안전 점검…강제 휴게 시간 부여 등 조치

폭염 장기화로 공사 기간 확대·비용 증가 가능성 상존

DL이앤씨가 부산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 커피트럭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DL이앤씨

올 여름 역대급 기록적 폭염이 발생하면서 건설 현장에 안전관리 비상이 걸렸다. 체감온도 40도를 넘는 무더위 속에서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잇따를 수 있어서다.


건설사들은 폭염 속 근로자 건강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작업 시간을 조정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다만 공사 기간 확대와 이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여름철 현장 근로자 안전 확보를 위해 폭염 대응 수칙을 강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폭염 안전 5대 수칙(물, 바람·그늘, 휴식, 보냉장구, 응급조치)을 기준으로 자체 캠페인을 운영하며 경영진들이 직접 현장을 챙기고 있다.


올해는 7월부터 이른 폭염이 찾아오며 불볕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지역은 낮 최고 기온은 영상 37.1도로 7월 상순 기온으로는 기상 관측 이래 118년 만에 가장 더웠다. 경기도 광명시와 파주시는 낮 최고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았다. 설상가상으로 더위를 식혀줄 장마는 일찍 끝난 모습이다.


이같은 최악의 날씨에 사망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틀 전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20대 베트남 국적 노동자가 폭염에 앉은 채로 숨을 거뒀다. 당시 그의 체온은 40.2도에 달해 경찰과 보건당국은 사망 원인을 온열질환으로 추정하고 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건설사들도 혹서기 폭염에 대비해 현장 안전 관리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은 오는 9월까지 ‘혹서기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하고 3대 수칙을 골자로 한 ‘3GO! 캠페인’을 운영 중이다. ‘마시GO·가리GO·식히GO’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물 제공, 차광 설치, 휴식 제공을 준수하고 있다.


롯데건설도 9월까지 ‘집중 건강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자체 캠페인을 통해 안전 관리에 나서고 있다. 기본 냉수와 식염, 보냉장구 제공 등은 물론 계열사 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해 쿨링 용품 등도 지원한다.


체감온도 31도 이상 시 작업시간 조정, 35도 이상에서는 고강도 옥외작업을 제한하고 있으며 특히 근로자 ‘작업중지권’ 행사를 독려하며 건강 보호에 애를 쓰고 있다.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은 매월 1회 전국의 주요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안전점검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임원들도 매주 현장을 방문해 ‘임원 안전담당제’를 운영하며 현장 관리를 강화 중이다.


호반건설은 오는 9월까지 100일간 실시하는 온열질환 예방 ‘31 STEP 캠페인’을 통해 ▲체감온도 31도 이상 시 그늘에서 휴식(Shade) ▲체온 및 건강 상태 확인 ▲전해질 및 수분보충 ▲증상 발생 시 작업중지 등으로 현장별 수칙을 준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장 작업구간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휴게시설과 현장 곳곳에 이동식 에어컨을 비치했다.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오후 1시부터 3시에는 체감온도 31도부터 강제 휴게시간을 운영 중이다.


GS건설은 기상청 기준 체감온도 31도 이상이면 모든 근로자에게 보냉제품을 지급하고 시간당 10분 휴식하도록 매뉴얼을 정했다. 또 체감온도 35도 이상시 시간당 15분의 휴식이 주도록 하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5도가 유지될 경우 불가피한 작업을 제외하고 작업을 중지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5일 김보현 대표이사가 울산 북항 터미널3단계 현장을 찾아 폭염 장마철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안전 유의를 당부했다.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 등도 비슷한 상황으로 안전 매뉴얼을 정교하게 가다듬어 혹서기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폭염이 장기화되면 휴식 시간 확대와 작업 시간 단축이 이어져 공사 일정이 지연되고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감지된다.


통상적으로 여름철에는 작업 효율성이 떨어지고 9월에는 태풍 영향까지 더해진다. 이미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폭등한 상황에서 공사 기간 지연 리스크까지 겹치면 건설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극심한 더위가 이어지면서 건설 현장 경계감도 높아져 가고 있다”며 “이상 기후가 장기간 지속되면 공사 품질이나 기간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안전 체계를 더욱 촘촘히 구축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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