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분열 이어 야구 팬도 실망…인기 IP ‘최강야구’ 둘러싼 실망스러운 갈등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7.02 08:55  수정 2025.07.02 08:56

야구 예능 ‘최강야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작사 스튜디오 C1과의 저작권 갈등을 비롯해 새 감독 섭외 과정에 이르기까지. 각종 논란들이 이어지며 ‘최강야구’ 시청자를 넘어, 야구 팬들까지 실망시키고 있다. 인기 IP(지식재산권)를 지키기 위한 JTBC의 행보가 되려 팬덤의 비난을 부르는 모양새다.


'최강야구' 시즌4 합류한 이종범ⓒ뉴시스

6월 30일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측은 이종범 전 전 kt 코치가 시즌4 감독으로 합류한다고 공식 인정하며 “kt wiz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시즌 도중 구단을 떠나는 결정은 결코 쉽게 내린 것이 아니”라는 이 전 코치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는 “감독 제안을 받았을 때 나는 마침 구단에서 능력 있는 후배 코치들의 성장을 위해 한 발짝 물러난 상황이었다”면서 한국 야구의 흥행과 저변 확대, 은퇴 선수들의 재조명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취지 등 ‘최강야구4’의 의미를 강조했다.


비난 여론을 뒤집기엔 부족했다. 시즌 도중 퇴단해 예능프로그램에 합류한 이 전 코치의 행보에 비판적인 시선은 여전히 이어진다. 여기에 JTBC는 “저작권 침해 사태로 촉박하게 섭외하는 과정에서 단과 프로야구 팬들에게 불편감을 드려 송구하다”고 ‘불꽃야구’ 측과의 저작권 갈등을 언급했는데, 이에 “자신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또 다른 피해 사례를 만들었다”며 실망하는 반응도 나온다.


2022년 방송을 시작한 ‘최강야구’는 은퇴한 선수들과 유망주들이 뭉쳐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을 펼치는 야구 예능으로, ‘승률 7할을 달성하지 못할 시 폐지한다’는 콘셉트를 내세워 진정성과 박진감을 선사했었다. 이를 바탕으로 세 시즌 연속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지만, 스튜디오 C1의 장시원 PD가 JTBC와 갈등하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이후 장 PD가 독립해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새 야구 예능 ‘불꽃야구’를 론칭했다. 프로그램 콘셉트는 물론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최강야구’ 출신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며 JTBC ‘최강야구4’가 새 판을 짜게 됐다. 이 과정에서 ‘불꽃야구’는 JTBC의 저작권 침해 신고로 인해 유튜브 플랫폼에서 영상이 수차례 삭제됐고, 그 불편함은 시청자들에게 돌아갔다.


이에 김성근 감독 비롯해 선수들 대거 데리고 이탈한 ‘불꽃야구’에 대한 권리 주장하는 JTBC가 이 전 코치를 시즌 도중 합류시킨 것에 더욱 실망하기도 한다. ‘불꽃야구’ 측의 저작권 침해 여부와는 별개로, 결국엔 JTBC 또한 구단에 민폐를 끼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인기 콘텐츠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기존 팬덤이 분열되고, 나아가 야구 팬들의 분노까지 부르게 됐다.


하나의 IP를 두고 플랫폼과 제작사 또는 여러 제작사가 협업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여기에 시즌제 등으로 여러 가능성을 점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저작권을 둘러싼 ‘불꽃야구’처럼 잡음이 불거지기도 한다. 앞서 안상휘 PD 등 ‘SNL 코리아’ 시리즈 제작진이 제작사 에이스토리에서 나와 쿠팡플레이 자회사로 옮기는 과정에서 ‘제작진 빼가기’ 주장이 나와 안 PD 측이 반박한 바 있다. 큰 문제는 없었지만, TV조선에서 ‘미스터트롯’, ‘미스트롯’을 선보였던 서혜진 PD가 독립 MBN에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여 경쟁 구도를 형성,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다.


새 시즌을 아예 다른 플랫폼에서 제작하기도 하는데, ‘약한영웅 Class2’가 웨이브에서 넷플릭스로 옮겨 시청자들을 만나 화제 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때 한준희 크리에이터는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과정은 힘들다. ‘메이드’가 되는 것 자체가 기적적인 일이다. 플랫폼은 바뀌었지만, 힘들었다기보다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기다려 주신 감독님을 비롯해 웨이브, 넷플리스 분들 모두 다 양보를 하면서 뒷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을 모아 주셨다”고 온전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모두의 노력을 언급했다.


물론 JTBC는 스튜디오 C1의 장 PD를 저작권법 위반은 물론 상표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등으로도 고소한 상태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약한영웅’ 시리즈와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새 시즌을 론칭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거듭하고, 급하게 콘텐츠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이들까지. 이 과정에서 시청자, 팬들을 향한 배려는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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